엘레프시나에서 다시 아테네 쪽으로 E65를 타고 들어오다 보면 오른쪽으로 길가에 수도원 건물이 있다. 아테네에서 코린토스로 갈 때는 일요일 아침이라 차도 없고, 대략의 위치도 알지 못한 상태에서 가다 보니 위치를 찾을 수가 없었고, 위치가 아테네로 들어오는 쪽에서는 쉽게 들어갈 수 있지만, 나가는 쪽에서는 들어가기가 쉽지 않은 곳이었다.

하여간, 다프니 수도원은 이전에 봤던 오시오스 루카스 수도원과는 다르게 고속도로변에 위치하고 있어 왜 이런 곳에 수도원이 있을까 하고 생각하게 되는데, 그 유래를 생각해 보면 그럴 듯 하기도 하다. 원래 이 자리는 아폴론 신전이 있던 곳이라고 하고, E95는 아테네에서 엘레프시나로 가는 고대의 성도이다. 크리스트교의 입장에서 보면 이교도의 성전이자, 이교도의 성도인데, 그 장소와 길목에 수도원을 지음으로써 이교도 신앙을 억제하기 위한 것인 것이다.

다프니(Daphni)는 요정인데, 아폴론이 사랑했던 대상이고, 아폴론이 다프니를 잡으려고 하자 월계수로 변해버렸는데, 이 수도원 자리가 그 자리라는 전설이 있다.

▼ 여기도 역시 유네스코 세계문화 유산으로 등재된 유적이다. 그리스에 남아 있는 몇 개 안되는 비잔틴시대의 수도원인 것이다. 수도원 답게 입장료는 없고, 입구에 철대문이 있는데 사람이 오면 안에서 문을 열어주는 모양이다.

▼ 철대문을 지나면 오른쪽의 작은 입구로 들어오게 된다. 유적 관리인들은 그늘아래 모여 잡담들을 하고 있다가 관광객이 오면 안내를 해 준다.

▼ 복원 공사중인 것인지, 허물어지는 것을 막기위해 설치를 해 둔 것인지, 하여간 현재의 모습은 이랬다. 뭔가 좀 황당하다고나 할까....

▼ 여긴 굳이 안내인이 동행을 해 준다. 내부가 무너 질 수도 있는데 올라가겠냐는 둥, 아이가 있는데 위험하지 않겠냐는 둥, 걱정을 많이 하며 안내를 한다.

▼ 내부는 이렇다. 벽에 군데군데 모자이크가 남아 있다. 

▼ 사이 사이로 프레스코 벽화도 보이고...

▼ 모자이크화가 선명하게 남은 것도 있긴 있다.. 예수의 탄생인 듯...

▼ 구약시대의 예언자들인 듯...

▼ 천정에 있는 만물의 지배자 예수의 상이다.

▼ 올라가는 계단은 폭이 좁고, 경사도 심하다.

▼ 공사장을 방불케 하는 수도원의 내부 모습....

▼ 수도원의 뒤쪽...

다프니 수도원이 유명한 것은 그리스 전역에 비잔틴 시대의 모자이크가 별로 남아 있지 않기 때문이다. 오시오스 루카스 수도원도 그 시대의 벽화를 보유하고 있는 수도원 중의 하나다. 여기 다프니 수도원의 건축 연대는 11세기 경으로, 중기 비잔틴 시대에 해당한다.

아테네에 왔다가 고대유적이 아닌, 중세의 유적, 그 중에 수도원을 보고 싶다면 시내에서 버스를 타고 30분 정도면 갈 수 있으니까 갔다 오면 좋다. 북쪽의 메테오라를 갔다왔다면 굳이 갈 필요는 없을 듯하고, 여행이 오로지 아테네에만 국한되어 있는 여행자라면 엘레프시나와 묶어 좀 색다른 곳을 돌아 보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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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8월에 메테오라를 보고 난 후에 느낀 점은, 다프니 수도원 역시 오시오스루카스 수도원과 마찬가지로 메테오라와는 다른 향기의 수도원이라는 점이다. 세원진 연도 역시 메테오라와는 많이 다르고, 비잔틴 시대의 황금 빛 모자이크들이 그대로 남아 있는 점 등, 메테오라에서 느낄 수 없는 장엄함이 빛나는 곳이다. 메테오라를 들렀다 해도 가 볼 만한 가치가 있는 곳이기 때문에 잠깐의 걸음으로 가 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