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키나 섬

매키나 섬은 아메리카 인디언들의 여름 휴양지, 북미 모피 산업의 중심지, 식민지 시대 요새 등 풍부한 역사를 자랑하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인상적인 것은 마치 살아있는 엽서처럼 매키나 섬이 간직한 빅토리아조 도금 시대 양식입니다. 말이 이끄는 마차가 자동차를 대신해 달각달각 거리를 오갑니다. 사람들은 걷거나 자전거를 타고 중심가의 상점과 카페를 지나갑니다. 빅토리아 시대 풍의 호화로운 별장들이 언덕 위에 보이고 반짝이는 호수 뒤에는 세계적 명성의 그랜드 호텔과 같은 이야기책 속의 리조트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매키나섬(Mackinac Island)은 언뜻 듣기에는 여느 관광지와 다를 바 없을 것 같지만 퍼지 가게나 장신구 판매점류가 즐비한 시내에서 벗어나 편안한 섬 분위기에 흠뻑 취하다 보면 어느새 휴양을 즐기러 온 유명 인사가 된 듯한 매혹적인 기분을 느낄 수 있습니다.

매키나섬은 미시건 호와 휴런 호가 만나는 매키나 해협에 위치해 있으며 미시건주의 드넓은 남부 및 북부 반도가 매키나 다리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세계 최장의 현수교 중 하나로 약 6.4km에 달하는 매키나 다리는 그 자체가 하나의 장관입니다.) 19세기 후반 깨끗한 호수 공기에 이끌린 부유한 도시인들이 증기선과 철도를 이용해 이곳을 찾아왔습니다. 섬의 인기가 높아지자 현지인들은 선견지명으로 당시 막 출현한 자동차의 왕래를 금지했고 현재는 500마리가 넘는 말이 섬에 상주하면서 여름 내내 마차를 끌고 짐을 나릅니다.

여객선을 타고 시내에 도착해 부산한 중심가에 들어서면 매키나섬의 자랑인 풍미 가득한 퍼지를 파는 상점들이 보입니다 (현지인들이 관광객을 ‘퍼지’라고 부르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터틀, 크랜베리, 메이플 시럽 등 수십 가지 다양한 맛의 퍼지가 눈과 코를 자극합니다. 칼로리 가득한 퍼지에서 벗어나 매키나 요새(Fort Mackinac)로 도보 여행을 갈 수도 있습니다. 매키노 요새는 1780년 영국이 미국의 신흥 개척자들의 공격을 막기 위해 세운 군사 기지로 복원된 막사, 안내인의 당시 의상, 예포, 시내 곳곳의 멋들어진 경관, 정박지, 광대하게 펼쳐진 휴런 호의 모습 등 주위를 돌아다니면 즐길 수 있는 구경 거리가 많습니다. 8.9제곱킬로미터의 섬 면적 중 78퍼센트가 주립 공원으로 보호되며 삼림지 곳곳에 야생화와 석회암이 산재해있습니다. 약 13km 길이로 해안가를 둘러싸고 있는 평탄한 자전거 길을 타고 19세기 방문객처럼 여유로운 속도로 흥미진진한 자연과 유적지를 감상할 수 있습니다.

매키나의 가장 유명한 명승지는 단연코 화려한 외관을 자랑하는 그랜드 호텔(Grand Hotel)입니다. 약 200m로 된 정면 현관은 수많은 이들의 사진촬영 장소이며 오후가 되면 만발한 꽃과 한결 같은 분위기의 정갈한 마당에서 보체 볼, 다과 시간 등의 행사가 열리기도 합니다. 그랜드 호텔은 1887년(중서부 거물들이 당시 지불한 요금은 1박에 3 미국 달러) 언덕 꼭대기에 그리스 부흥 양식으로 건립된 이래 섬의 우아한 20세기 격조를 유지하고 있으며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여름 휴양 호텔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영화 팬이라면 1980년작 사랑의 은하수(Somewhere in Time)의 배경 장소가 그랜드 호텔임을 알아차릴 것입니다. 한편 치페와 호텔(Chippewa Hotel)을 애호하는 방문객도 많이 있습니다. 정박지가 바라보이는 빅토리아 양식의 매력적인 명승지인 '핑크 포니 바 & 그릴'(Pink Pony Bar & Grill)은 선원들의 인기 모임 장소로서 매년 7월 개최되는 536km의 시카고-매키나 요트 경주(‘The Mac’)의 ‘종착 지점’으로도 유명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