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조나 여행중 두번째 가족 하이킹 코스가 잡혔습니다. 투싼에 있는 사비노캐년입니다. 삼년전 새해맞이로 이곳에 왔었는데 그때는 베어캐년 입구까지만 하이킹을 했었지요. 원섭이가 잠드는 바람에 사비노캐년은 못 보고 돌아갔었는데 이번엔 제대로 한번 보고 가기로 했습니다.








공원입구에 도착했습니다. 세도나 하이킹처럼 내내 걷는 건 원섭이에게 무리다 싶어 셔틀 트램을 타고 움직이기로 했지요. 이미 셔틀트램도 타 보고 하이킹도 해 봤던 할아버지, 할머니와 작은아빠네 가족들은 걷기로 하고 모두 트램 종점에서 만나기로 했습니다.  




사비노캐년 트램 투어는 3.8 마일, 좁은 계곡길을 따라 올라가며 산타 까딸리나 산기슭까지 올라갔다 돌아오는데 45분 정도 걸린다고 합니다. 중간에 9개의 버스 정류장이 있고, 어디서나 내리고 다시 탈 수 있습니다. 






사비노 캐년으로 가는 셔틀 트램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원섭이랑 함께 가겠다고 남아준 형 덕분에 원섭이는 더 기분이 좋습니다.




트램에 앉아서 셔틀이 출발하기를 기다리며 원섭이는 노래를 부릅니다. 크리스마스도 지났는데 The First Noel을 쉼 없이, 사람들의 시선도 아랑곳 않고 불러댑니다. 출발전 트램 연결선 확인하던 운전 기사 아줌마, 노래 잘 부르는 아이가 너였냐며 노래 잘 들었다고 한말씀까지 해 주십니다. ^^;;




드디어 트램이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안내 방송을 들으며 사비노 캐년 구경을 시작합니다. 




눈부신 햇살.... 썬글래스는 필수! 햇살이 참 따뜻합니다.




5분이나 왔을까? 출발할때는 봄날처럼 따뜻하다 싶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산이 만드는 그늘때문에 춥습니다. 햇빛이 들지 않는데다 바람까지 불어서 우리는 모두 오들오들 떨면서 가야했지요. 이렇게 춥다고 왜 아무도 말 안해준거야..... 




일년에 350일은 맑은 날이라는 투싼. 최근에 비가 많이 왔다더니 계곡마다 물이 가득합니다. 




Sabino creek을 따라 만들어진 9개의 돌다리들. 몇몇 다리 위로는 물이 차고 넘칠 정도입니다.




20여분 산길을 달려 드디어 마지막 버스 스탑에 멈췄습니다.




종점인 9번 트램 정류소에서 몇몇 코스의 트레일이 시작됩니다. 트램에서 내린 다른 사람들은 하이킹을 시작하고....




오들오들 떨고 있던 우리들, 그래도 여기까지 왔으니 사진 한장은 남겨야겠죠. 사촌형 J가 찍은 우리 가족 사진.




원섭이가 찍은 사진.




그리고 장난꾸러기 섭섭 형제들의 퍼포먼스.




마지막 정류장에서 다른 가족들을 만나기로 했지만 너무 추워서 기다릴 수가 없습니다. 전화연결도 안 되고.... 움직이는게 낫다 싶어 갈 수 있는 만큼 걸어서 내려가기로 했습니다.






하산길은 햇빛이 드는 곳이 많아서 그나마 편안합니다. 잠시 햇볕을 쬐며 쉬고 있습니다. 아~ 따뜻해~ 




드디어 가족들이 보입니다. 할아버지....




할머니...




그리고 작은아빠네 가족까지.... 셔틀 버스 타고 가는 길이 얼마나 추웠는지, 얼마나 열심히 뛰어내려왔는지 보고중입니다.




햇빛이 들고 따뜻해지니 주변 풍경도 더 잘 보이기 시작합니다. 단단한 바위 틈바구니에 뿌리를 내린 선인장들, 꽃이 만개한다는 4,5월에 오면 어떤 모습일까 궁금해집니다.




원섭이는 할머니가 주신 달콤한 땅콩 스낵을 오물거리며 내려갑니다. 






뛰다가 걷다가, 앞서거니 뒷서거니, 따로 또 같이 걸어 내려갑니다.




물이 넘치는 다리.




거침없이 신을 벗더니 맨발로 지나가는 사람도 있습니다. 얼음처럼 차가운 물....




원섭이는 아빠에게 안겨서 다리를 건넙니다.






얼음처럼 차가운 물에 손을 담가 보기도 하고....




선인장대신 초록잎 나무들이 가득한 시내 앞에서 사진도 찍습니다. 이렇게 반쯤 내려오다가....




다른 가족들은 끝까지 걸어서 내려가는 길을 택하고 원섭이와 원섭엄마는 중간에 셔틀을 타기로 했습니다. 삼십분에 한대씩이라는 셔틀 버스. 시간 맞추기가 생각처럼 쉽지 않네요. 춥고 피곤하고 심심한 원섭이는 모자를 얼굴에 뒤집어 썼습니다. 




그러다 정류장 부근에서 발견한 예쁜 카디날. 지나가는 사람마다 발걸음을 멈추고 한참을 지켜보다 갑니다.  

 


트램을 타고 공원입구로 돌아왔습니다. 공원입구에 새 종류를 소개한 기둥에서 우리가 봤던 카디날을 찾았습니다. 






가장 먼저 도착한 원섭이와 원섭엄마는 비지터 센터에 가서 재미난 정보들을 찾아봅니다. 사비노 캐년의 사계절도 살펴보고....




지금의 사비노 캐년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설명도 읽어봅니다. 






다른 가족들을 기다리며 기념품 가게도 둘러봅니다. 맘에 드는 것도 많고 사고 싶은 것도 많은 원섭. 사 달라고 조르는대신 같이 사진을 찍어달라는 나름 합리적인 제안을 합니다. 





사비노 캐년 하이킹을 마치고 늦은 점심을 먹으러 핫도그 집에 들렀습니다. 멕시컨식 패스트 푸드점인데 소세지에 베이컨이 말려져 나오는 소노란 스타일 핫도그로 유명한 집이라고 합니다. 핫도그 먹고 집에 오는 길, 햇볕이 뜨겁습니다. 오늘은 단 하룻동안 사계절을 다 경험한듯한 날입니다. 20111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