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크로의 세계 (일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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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충세 2004-06-29 (화) 03:57 추천:0 조회:155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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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잔뜩 찌푸린 하늘에 금방 비라도 쏟아질 듯 장마가 시작될 것같은 날씨라 마음은 내키지 않았지만 낭만의 계절이 잡아당기는 손길 따라 연꽃이 벌써 피었다는 경산 연지를 갔었다.  그러나 신문에 보도된 내용과는 달리 경산연지는 무성한 연잎만 녹으로 보일 뿐 연붉은 분홍 연꽃의 배색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아직은 때가 아닌 것 같았다.  꿩 대신 닭... 낚시꾼이 낚시질하면서 붕어 한 마리 못 건지면 애꿎은 피라미들 배만 딴다 하더니만 연지 곳곳에 앉아 낚시질하는 꾼들이 고기 안 잡힌다며 빈 망태 들고 궁시렁대는 것에 비하면 사진은 이래서 좋다. 아직 연꽃은 피지 않았어도 풀속 지천으로 널려있는 이름 모를 꽃에는 벌과 나비들이 날아 다니고 실잠자리는 짝을 찾아 짝짓기에 분주했다.  마이크로 렌즈를 달고 그념들이 무얼 하는지 자세히 들여다보면 시간은 금방 지나간다. 운치있는 풍경이나 연꽃만 아름다운 것은 아니다. 그들이 살아가는 음과 양의 세계도 살아가는 방식만큼이나 황홀경에 가깝다.  연밥이 익어 갈 때면 산란의 고통은 아랑곳하지 않고 여기서도 때깔 좋은 암컷들은 수컷들에게 여전히 인기는 좋다. 수컷 잠자리가 암컷 목에 올갱이를 채워 "넌 내 꺼야!" 하며 꼼짝 못하게 끌고 다녀도 때로는 동족의 끈질긴 방해공작이 만만치 않아도 결국은 사랑의 하트 모양을 만들어 내는 것을 지켜보노라면 신비롭기만 하다.  인근 둥지에서 시끄럽게 조잘대는 개개비의 울음소리는 풀속의 소프라노이고 바람에 흔들려 풀잎 비비는 소리는 오케스트라에서 연주하는 왈츠와 같다. 온갖 아름다운 색으로 몸치장하고 그 소리에 맞추어 풀 속의 가장무도회처럼 그들은 늘 춤을 추며 살아간다.  2004년6월26일 경산연지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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