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님 제 눈을 뜨게 해주소서! *





칼은 태어 날 때부터 소경이었다. 



어느날 칼은 주일 미사 때 복음 말씀으로

티메오의 아들 바르티메오라는 소경 걸인이 눈을 뜨게 된 말씀을 듣고

'나에게도 그와 같은 일이 일어 날 수 있을까? 물론이지... 

예수님은 나도 고쳐 주실 수 있을 꺼야'라고 생각하며 

예수님께 큰 소리로 기도를 드렸다.



"예수님 절 불쌍히 여겨 주세요"라고 흐느끼며 

기도 드리는 바람에 본당 신부님은 

미사를 중지하는 수 밖에 없었으나 아무 기적도 일어나지 않았다. 



칼은 슬프고 우울한 심정으로 집으로돌아왔다. 

그날부터 칼은 몇 날, 몇 달을 눈을 뜨게 해 달라고 기도 드렸으나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자 칼은 기도하는 것을 포기하고 

하느님을 저주하기 시작하였다.

        

칼의 모습을 쭉 지켜보던 신앙심이 깊은 사람 하나가 

"산티아고라는 마을에 유명한 야고보라는 사도의 묘소가 있는데 

야고보의 묘소에서 수많은 기적이 일어난다고 하는데 

거기에 가지 않으련?"하고 물었다.



칼은 그 사람과 함께 그곳에 가서 사도의 비석 앞에 엎드려 

"예수님, 마지막으로 한 번 더 기도 드립니다. 

저는 앞을 보고 싶어요. 

어떤 일이 닥친다 하더라도 나는 꼭 앞을 보고 싶어요. 예수님."

이라고 기도 드리며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얼마나 오랜 시간이 흘렀는지 칼이 몸을 일으켜보니 

눈 앞에 펼쳐진 세상을 볼 수가 있었다. 

칼은 더 이상 소경이 아니었다.

  

두사람은 기쁜 마음으로 고향으로 돌아와 

기쁜 소식을 가족들에게 말하였는데 

이 소문을 들은 본당 신부님은 칼을 불러 어떻게 기도 드렸냐고

물었다. 



이에 칼은 

"오랜 세월 기도 드렸지만 당신은 내 기도를 들어 주지 않았습니다. 

이제 예수님은 내 기도를 들어 주시지 않으면 안됩니다. 

그렇지 않으면 내가 당신께 다시 기도하는 것이 무슨 소용이 있겠어요. 

예수님 마지막으로 다시 한번 기도 드립니다. 

어떤 대가를 치르는 한이있더라도, 어떤 일이 닥친다해도,

나는 꼭 앞을 보고 싶어요."라고 기도 드렸다고 하니 



본당 신부님은 

"그런 기도는 기도라고 할 수 없어. 기도라기 보다는 오히려 

하느님께 대한 모욕이야. 너는 비록 육신의 눈은 떳으나 영혼의 눈이

보이지 않게 되었다면 어찌 할 것이냐?" 라고 반문하면서 

"칼, 만일 네가 하느님과의 관계를 회복하고 너의 오만함을 용서 받고 싶다면,

예수님이 우리에게 가르치신 그대로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소서'라고 기도해야 한다. 

그러니 당장 산티아고로 가서 다시 기도를 드리려므나."

        

천성이 착하고 경건한 마음을 가진 칼은 다시 산티아고로 가서 

"주님, 저는 눈을 뜨기를 간절히 바라지만 제 뜻대로가 아니라 당신의

 뜻대로 이루어 주시기 바랍니다. 

오 하느님! 제자신을 당신의 손에 온전히 맡깁니다."라고 

기도드리는 칼의 마음은 형언할 수 없는 평온함으로 가득 찼으며 

아주 오랫동안 무덤 앞에 무릎을 꿇고 있다가 눈을 뜨려고

하자 아무것도 볼 수가 없었다.

   

하지만 칼은 완전히 자신을 하느님께 맡기고 지극히 평화로운 마음으로

"주님, 이제 저는 볼 수 있습니다. 그 동안 제가 얼마나 눈이 멀었었는지 

이제야 분명히 알게 되었습니다. 깨닫게 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라고 말하고 있었다.  





-피터 라이브스의 '소금 인형'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