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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복은 사제만 할 수 있나요
저는 30대 주부입니다. 저와 제 남편은 구교우 집안에서 자랐습니다. 식사전 기도를 할 때 제 남편이 '주님 은혜로이 내려주신 이 음식과 저희에게 강복하소서'라는 부분에서 신부님들처럼 십자성호를 긋는데 괜찮은 건지요? 남편은 구약의 아브라함이 자식들에게 축복(강복)을 해 준 것처럼 자신도 음식과 음식을 준비한 아내와 가정을 축복한다는 의미에서 하는데 무엇이 문제냐고 반문합니다. 십자성호(강복)은 사제만 할 수 있는 것이 아닌지 궁금합니다. 축복 행위는 어떤 사람이나 사물을 하느님의 보호에 내맡기거나 하느님께 봉사하도록 봉헌하는 행위를 말합니다. 간단한 축복은 보통 오른손으로 십자가를 그음으로써 이루어지고, 필요한 경우에는 여기에 성수를 뿌리는 예절이 추가되기도 하지요. 이러한 축복 예절은 주로 준성사에 해당되며 이에 대해서 교회는 보통으로 권한을 가진 직권자가 집전할 수 있도록 허가하고 있습니다. 수도회의 장상이나 수도원장이 수도자들을 축복하는 일이나 사제가 교회의 직책을 맡은 사람들을 축복하는 일도 여기에 속합니다. 그리고 사물에 대한 축복도 주로 교회 직권자에게 맡겨져 있습니다. 신부님들이 성물이나 제기, 제의 등에 축복하는 행위도 신부님들께 그러한 권한이 부여되어 있기 때문에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축복의 행위를 위해서 교회는 여러 가지 기회에 따르는 상당수의 특별한 축복 기도 형식을 마련해 놓고, 일반적으로는 그 형식을 따라서 축복 예식을 거행합니다. 그런데 그리스도 신자들이 행하는 축복 형태의 가장 일반적인 형태는 자기 자신에게 사사로이 행하는 축복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곧 기도의 시작과 끝에 우리가 몸에 긋는 십자성호가 자기 자신을 축복하는 가장 일반적인 형태의 축복 행위라는 것입니다. 내 몸에 십자성호를 그으면서 하느님의 축복을 기원하고 하느님께 내 자신을 봉헌한다는 각오 자체가 내 자신이 스스로를 축복하는 행위가 된다는 것이지요. 축복의 행위는 공적인 축복 이회에 이렇게 사사로운 행위로서의 축복도 충분히 가능합니다. 반드시 사제와 같은 교회 직권자에게만 가능하다기보다는 어떤 것은 사적인 행위로서의 축복도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간단한 십자 표시로 내 자신을 위한 축복을 기도를 하는 것에서부터 한 가정에서 가장인 아버지가 자녀들의 이마에 십자표시를 그음으로써 축복하는 행위까지도 모두 축복행위의 다양한 형태가 되는 셈이지요. 성서의 여러 곳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한 가정에서 아버지가 자녀들을 축복하는 행위들은 오랜 기간을 거쳐 교회의 좋은 전통으로 이어져 내려온 축복 행위이지요. 아들이 군대를 간다던가, 혹은 결혼을 한다던가 할 때에 아버지가 그 자녀에게 십자가를 긋고 안수를 하면서 기도해 준다면 그 얼마나 아름다운 축복 행위가 되겠습니까? 매일 아침에 자녀들이 학교에 갈 때나 혹은 외출을 할 때에도 축복해줄 수 있는 아버지라면 그야말로 그 가정은 하나의 작은 교회가 될 것입니다. 정성껏 준비된 음식을 앞에 두고 기도하면서 경건한 마음으로 십자표시를 그으며 음식에 축복하는 아버지의 모습에서 가정과 아내를 사랑하는 마음뿐만 아니라 자매님의 가정이 작은 교회로서의 가정을 닮아가고 있다는 느낌을 가집니다. 한 가정에서 가장인 아버지로서의 역할이 그만큼 크고 중요하지요. 십자성호를 그으면서 음식을 축복하는 것도 한 가정의 가장인 아버지가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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