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루카 8,1-9,50 비유와 제자파견

▶ 루카 8,1-3 여자들이 예수님의 활동을 돕다
예수께서는 열 두 제자를 전교 여행에 동반하셨다. 그들은 예수님을 통하여 장차 그들이 사람들에게 알리고 또 사람들 가운데서 결실을 맺게 되는 그 모든 것을 듣고 배웠다. 루카는 여인들은 열 두 사도와 나란히 언급하고 있으며, 몇 사람은 이름이 밝혀져 있다.

예수님을 따르던 여자들 중에는 악령과 질병에서 해방된 여자들도 있었다. 일곱 마귀가 떨어져 나간 막달레나라고 하는 마리아, 헤로데의 집사 쿠자스의 아내 요안나, 수산나였다.

당시 유대인들은 부녀자들을 백성의 일원으로 생각하지 않았다. “열한 사도들과 예수의 어머니 마리아를 비롯한 여러 여자들과 예수의 형제들은 모두 마음을 모아 기도에만 힘썼다”(사도1,14), 이 여자들은 교회 창립 회원이었다. 교회가 처음 출발 때부터 사회적인 대 변혁을 이루며 시작한 것임을 말해준다. 이들의 물질적인 도움은 비단 예수께서 활동하시던 때뿐만 아니라 그 이후에도 하느님의 말씀을 널리 전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 예언자를 능가하시는 분(8,4-9,17)
마르코와 공통전승으로 되돌아가는데, 루카는 저절로 자라는 씨의 비유(마르 4,26-29)를 빼 버리며 겨자씨의 비유(마르 4,30-32)는 다른 곳으로 자리를 옮겨 놓는다(13,18-19). 그 자리에 루카는 예수께서 어머니와 친척을 만나는 장면을 배치하고 있다.

▶ 루카 8,4-15 씨 뿌리는 사람의 비유 (마태 13,1-23 ; 마르 4,1-20)
씨 뿌리는 사람 = 복음을 선포하시는 예수님. 씨앗은 하느님 말씀이며, 땅은 우리 마음이다. 

길에 떨어진 씨앗은 하느님 말씀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사람의 마음, 하느님을 믿으면서도 하느님과 관계가 없는 것처럼 행동하는 것이다. 돌밭에 떨어진 씨앗은 시련과 위기, 고통이 다가오면 금방 넘어지는 사람들 마음, 믿음의 뿌리가 약하기 때문이다. 가시덤불에 떨어진 씨앗은 세상의 쾌락과 나쁜 습관에 중독된 사람 마음, 하느님을 선택할 것인지 세상을 선택할 것인지 결정을 내려야 한다. 길, 돌밭, 가시덤불 혹은 좋은 땅을 선택하는 것은 우리 몫이다. 하느님의 씨앗을 받아들이기 위해 내 마음속에 좋은 땅을 마련해야 한다. 

▶ 루카 8,16-18 등불의 비유 (마르 4,21-25)
예수님의 가르침은 어둠을 밝히는 등불과 같고 드러내기 위해 주어진 선물이다. 구원의 빛을 받은 신앙인들은 그 빛을 덮어두거나 묵혀서는 안 된다. 제자들은 들은 것을 선포해야 한다. 

* 너희는 어떻게 들어야 하는지 잘 헤아려라(루카 8,18)라고 말씀을 듣는 자세로 말하고 있다. 

말씀에 따라 살아간다면 말씀을 잘 이해하는 통찰력을 받아 더 많은 신비를 깨닫게 되고, 자기를 닫고 복음을 듣지 않는 사람은 자기에게 있는 약간의 통찰력마저 잃고 마침내 아무것도 듣지 못하게 될 것이다.
* 가진 자는 예수님에 대한 믿음 안에서 하늘나라의 지식을 가진 사람이다. 마태오 복음에서는 비유로 말씀하신 이유 (마태 13,10-17)에서 나온다

생활화되지 않고 선포하지도 않는 종교 지식은 겉치레에 불과하며 바리사이들과 다를 바가 없다. 복음을 생활화하고 다른 사람에게 선포함으로써 지식과 믿음에 있어서 성장하게 된다.

▶ 루카 8,19-21 예수님의 참가족 (마태 12,46-50 ; 마르 3,31-35)
예수님은 우리에게 무엇이 중요한 것인지를 말씀해 주셨다. 그것은 바로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그대로 실행하는 것”이다. 우리는 이미 하느님의 말씀을 받았다. 그것의 실행이 문제인 것이다. “보지 않고도 믿는 사람은 행복하다.”(요한 20,29)

루카는 이제 하느님의 말씀을 믿고 따르는 예수님의 어머니와 형제들의 본보기를 이 반응들에 대한 마지막 사례로 제시하고 있다.

▶ 루카 8,22-56 풍랑을 가라앉히시다 (마태 8,23-27 ; 마르 4,35-41)

* 돌풍 - 서쪽의 지중해에서 오는 바람과 동쪽의 시리아 사막에서 오는 바람이 갈릴래아 호수에서 마주치게 되면, 예기하지 못한 폭풍이나 회오리 바람이 분다. 

제자들은 대단히 큰 위험에 빠져있었다. 직업적인 어부였던 그들도 겁에 질렸다는 것은 아주 위험한 상황이었다는 것이다. 제자들은 예수님께 “스승님”이란 칭호로 부르고 있다.

예수님은 그들의 믿음이 부족한 것을 꾸중하신다. “너희의 믿음은 어디에 있느냐?”(8,25) 잠잠해진 풍랑은 예수님이 자연을 다스리는 하느님의 권능을 띤 분이심을 입증한다. 

* 도대체 이분이 누구시기에 - 그분의 신원으로 초점이 옮겨진다. 

이 이야기를 통해 루카는 예수님은 하느님의 아들이시고 구원자이시며 하느님의 권능을 행사하시는 분이심을 전하고자 한 것이다.

* 우리에게 던지는 두가지 질문 ① 예수는 누구이신가? ② 당신은 그분을 믿는가?

▶ 루카 8,26-39 마귀들과 돼지 떼 (마태 8,28-34 ; 마르 5,1-20)
악마를 추방하신 이야기는 그분의 권능을 집중적으로 부각시킨다. 특히 하느님은 예수님과 관계를 맺는 사람들이면 이방인에게도 구원을 베푸신다.

* 게라사인들의 지방(8,26)
게라사는 호수에서 너무 멀리 떨어져 있지만 호수 동쪽 전지역을 일컫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마귀들에 대한 예수님의 권위가 이교도의 땅에서도 행사됨을 드러내고자 하는 것이다.

* 예수님 앞에 엎드려 절하며 - 하느님의 아드님의 지배가 이미 거역할 수 없이 시작되었음
* 군대 - 라틴어 레지오(legio) - 로마제국의 레지오는 약 6,000명의 군사

마귀들린 정도가 심각함을 보여준다.

* 2,000마리나 되는 돼지 떼는 집결한 군인들을 연상시키고, 이 이야기는 사실적이기보다는 이집트 병사를 바다에 처넣으셨다는 이집트 탈출 때의 이야기를 떠올리게 한다. 

* 사건이 마을 사람들에게 알려지고 사람들은 마귀 들렸던 사람이 옷을 입고 제정신으로 앉아 있는 것을 보고는 그만 겁이 나서 예수님께 떠나 주시라고 청한다. - 그들은 그분이 일으킨 변화에 직면하기보다 재산상의 피해를 입을까 두려워해서였다.

* 마귀 들렸던 이가 받은 사명(처음으로 치유사건을 알리라는 사명) - 예수님께서 자기에게 해주신 모든 일을 데카폴리스 지방에 선포 → 이방인 선교의 첫번째 예

▶ 루카 8,40-56 야이로의 딸을 살리시고 하혈하는 부인을 고치시다 (마태 9,18-26 ; 마르 5,21-43)
* 병고와 죽음의 권세를 물리치시는 예수님의 능력을 보여줌과 동시에 하느님 나라의 신비를 드러내준다. 예수님의 권능을 믿고 따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강조하고 있다.

* 회당장 - 회당에서 거행되는 전례를 이끌고 전례 중의 역할을 분배하며, 회당 건물의 시설과 보수를 책임지고 있었다. 

* 그분 발 앞에 엎드려 = 존경의 표시

청하였다 → 그와 함께 나서시었다. 현재화 = 즉각적인 반응

* 하혈하는 여인은 부정(不淨)하게 취급되어 타인과의 접촉이 금지되었다. 열두 해 동안이나 부정한 상태에 놓여 있었다고 한다면, 이 여인이 얼마나 오랫동안 사회는 물론 가족으로부터도 고립되었을지 상상해 볼 수 있다.
* 여인의 믿음 = 하느님의 구원의 힘을 지니고 계심을 알아보는 믿음. 

* 여인이 예수님의 옷을 만지자 과연 출혈이 멈추고 병이 나은 것을 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예수님 역시 자신의 능력이 빠져나간 것을 알아채신다(오감이 하느님과 모든 사람에게 열려 있고 깨어 있다). 많은 이가 예수님과 접촉했으나 실제로 만난 이는 한사람 뿐이다. 

* 두여성은 이름 없고 부정한 상태에서 예수님을 만난다. 생명이 위협 받아 희망을 포기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믿음을 갖고 그분께 나아갈 때 응답을 받는다. 

“두려워하지 말고 믿기만 하여라. 아이는 구원을 받을 것이다.” 믿음은 구원의 조건이다.

“주 예수님을 믿으시오. 그러면 그대와 그대의 집안이 구원을 받을 것이오.”(사도 16,31)

* 구원은 몸뿐 아니라 영혼과 정신, 사회 관계 등이 모두 온전해지는 것을 의미한다.

▶ 루카 9,1-17 열두 제자를 파견하시다 (마태 10,5-15 ; 마르 6,7-13)
9장에서 루카는 예수의 갈릴래아 전도를 마무리짓고 예루살렘으로 가는 여행을 준비시킨다. 열 두 사도의 파견(9,1-6)은 예수님의 기적을 통해 드러난 하느님의 권능을 증언하는 증인 역할을 하게 하기 위함이다. 루카는 세례자 요한의 죽음에 관한 마르코의 기사를 빼고 넘어간다. 그러나 헤로데가 예수께 대해 느끼는 당혹감에 대해서는 언급함으로써 요한의 최후를 간접적으로 이야기해 주고 있다. 요한의 죽음은 예수의 죽음을 암시한 것이다. 

* 열두 제자의 파견 이야기는
교회 공동체가 어떠한 정체성을 가지고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중요한 지침을 마련해 준다. 

제자들을 부르시고(5,1-11), 열두 제자를 선택(6,12-19)하여

모든 마귀를 쫓아 내고 질병을 고치는 힘과 권한을 주셨다.(9,1). 

파견목적은 ① 하느님의 나라를 선포, ② 병자를 고쳐 주는 일이었다. 

* 여행채비에 관한 지침(9,3)과 전교여행 중 지켜야 할 규정(9,4)

“길을 떠날 때에 아무것도 가져가지 마라. 지팡이도 여행 보따리도 빵도 돈도 여벌 옷도 지니지 마라.” → 복음선포는 오직 하느님께만 의지하라는 의미를 더욱 강력하게 묘사

머물게 되는 가정교회의 모습(9,4) → 공동체 형성
전도활동이 거절될 경우에는 발의 먼지를 털어(9,5)→ 절교를 뜻하는 행위

* 복음을 선포하는 이는 듣는 이의 결정이나 반응이 얼마나 중대한가를 충분히 설명하되, 그의 반응이나 결정, 선포의 결과는 책임지지 않는다. 단지 선포하면서 자신들이 순종했는가에 대해 책임질 뿐이다. 선교의 주체는 하느님 또는 성령이시기 때문이다. 

※ 복음서에서 각기 강조점이 다른데 이것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쓰여진 공동체의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예수님을 말씀을 각자 자신의 공동체에 맞게 해석을 한 것이다. 근본정신은 선교사들이 복음선포를 위해 어떠한 인간적인 힘이나 수단에 호소하지 말고 오로지 하느님의 도우심에만 의존해야 한다는 점은 명백하다. 루카는 복음이 넓은 세상으로 전파되어 가는 과정에 특별한 관심을 두었다. 사도들이 “어디에서나 복음을 전하고 병을 고쳐 주었다.”

▶ 루카 9,7-9 헤로데가 예수님의 소문을 듣다 (마태 14,1-2 ; 마르 6,14-16)
루카는 헤로데의 당황하는 모습을 제시한 다음 파견된 제자들의 귀환을 서술함으로써(9,10a) 헤로데가 그들의 활동을 통해 예수께 대한 소문을 들었다는 인상을 준다. 

루카는 헤로데 안티파스의 잔치와 헤로디아의 딸의 춤, 세례자 요한의 순교 부분을 생략하고 있다. 사람들은 예수님의 복음선포 내용과 요한의 선포내용이 서로 비슷하기 때문에, 이미 투옥되어 처형된 요한 세례자가 부활하여 예수님의 모습으로 다시 나타났다고 여긴 것 같다.
헤로데는 이러한 측근들의 말을 믿지 않았다. 예수는 도대체 누구란 말인가? 그리하여 헤로데는 예수를 직접 봄으로써 확실한 결론을 내릴 수 있으리라고 예상하였다.

▶ 루카 9,10-17 오천 명을 먹이시다 (마태 14,13-21 ; 마르 6,30-44 ; 요한 6,1-14)
마르코는 예수의 목자로서의 모습을 강조하였다. 루카는 예수님이 하느님 나라에 대해 설명하시고 병을 고쳐주셨다는 점을 강조하는데, 이는 목자의 모습보다는 구원자로서의 모습을 부각시키는 것이다. 루카는 빵의 기적 이야기를 통해 예수님의 신분을 밝혀주고 있다.

* 이야기의 구조가 엘리야가 사렙다의 과부에게 밀가루와 기름이 떨어지지 않도록 해 주었던 기적(1열왕 17,8-16)이나 엘리사가 보리떡 스무 개로 백 명을 먹였다는 기적(2열왕 4,42-44) 이야기와 매우 흡사하다. 또 광야에서 당신의 백성에게 만나를 먹이시는 기적(탈출 16장; 신명 8,3.16), 하느님의 종말론적 잔치(이사 25,6)와 성체성사가 주는 풍요로움을 생각할 수 있다.

* “너희가 그들에게 먹을 것을 주어라.”(9,13)
“예수님께서는 ‘내가 주겠다’가 아니라 ‘너희가 주어라’고 하셨다.

* 예수님께서는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손에 들고 “하늘을 우러러 축복하신 다음 빵을 떼어 제자들에게 주시며,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도록 하셨다.” 최후의 만찬과 성찬례를 연상하게 하는 모습이다. 

* 남은 조각을 모으니 열두 광주리나 되었다. 열둘은 이스라엘의 열두 지파를 상징하는 숫자이니, 하느님 백성 모두, 곧 교회 전체 모든 사람에게 충분했다는 말이다. 

* 오늘도 그리스도인들은 예수님의 제자로서 그분의 권능에 의지하여 세상 사람들에게 필요한 양식을 나누어 주라는 부르심을 받는다. 제자들은 자신의 몫을 몽땅 내놓고, 예수님께서 주시는 빵과 물고기를 나누며, 남은 것을 거두는 봉사자로 역할한다. 그들의 봉헌이 기적의 실마리가 되고, 그들의 수고로 일은 마무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