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루카 11,1-13 기도에 대한 가르침 3가지

▶ 루카 11,1-4 주님의 기도 (마태 6,9-13) - 모든 기도의 모범이 되는 주님의 기도

전반부는 하느님을 찬미하는 기도이고 후반부는 우리를 위한 기도이다.

무엇을 청해야 하는지

무엇부터 청해야 하는지 → 찬양, 그분의 뜻이 이루어지기를,

필요한 것(의식주, 죄의 용서, 시련 극복)

항구한 기도 - 끈기와 신뢰

“아버지” ,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가르쳐주신 기도는 “아버지”, “아빠”(αββα, abba)라는 호칭으로 시작되었다. 예수께서는 당신 자신도 기도 중에 하느님을 이렇게 부르셨으며(마르 14,36), 제자들도 하느님을 부를 때 이렇게 불러야 한다(갈라 4,6; 로마 8,15). 예수님의 제자들은 그분의 가르침을 지킴으로써 그분과 인격적 관계를 맺고 있는 그분의 아버지이신 하느님을 아버지로 부를 수 있는 것이다(갈라 3,26; 1요한 5,1). 기도를 통해서 예수님께서 당신의 아버지 하느님과 가지셨던 똑같은 관계 속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하느님을 아버지라고 부르는 엄청난 영예와 특권을 우리가 받았으니, 하느님의 자녀답게 거룩하고 흠 없는 삶을 살아 하느님 아버지를 기쁘게 해드려야 한다.

“아버지의 이름을 거룩히 드러내시며” , “아버지의 이름을 거룩히 우리 안에서, 우리 마음과 뜻 안에서, 거룩하게 지켜지기를 바란다”는 말이다. 이 청원의 형태는 기도하는 사람이 빛나기 보다는 하느님의 이름이 거룩하게 여겨지기를 간절히 바란다는 표현이다. 하느님의 이름은 하느님 자신을 뜻한다.

“아버지의 나라가 오게 하소서”라고 기도하는 것은 성인들이 누릴 천상 행복을 우리도 누리게 해주시라고 기도하는 것이다(아우구스티누스). 기도의 핵심은 여기에 있다. 올바른 기도는 우리의 짧은 생각대로 되어가는 세상이 아니라, 참된 행복이 넘치는 하느님의 나라가 이 땅에 임하는 것을 청해야 한다.

세 가지의 청원기도

1) “날마다 저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 , “양식”이란 정신과 물질의 일용할 양식, 우리의 일상생활에 필요한 모든 것을 의미한다. 그것은 하느님의 선물이다. “날마다”라는 말을 사용함으로써 우리가 이 양식 없이는 단 하루도 영적 삶을 유지할 수 없음을 보여준다.

2) “저희의 죄를 용서하시고” , 죄를 용서하는 것은 하느님을 닮는 것이다. 이웃 사람들에게 자기가 보여 준 온유와 관대함을, 모든 사람에게 자비를 베푸시며 정당하게 주시는 하느님께로부터 동일한 정도로 받게 해달라고 지금 기도하는 것이다. 단, 그것이 지극히 높으신 하느님의 영광을 거스르는 잘못이 아니라 우리를 거스르는 잘못일 경우에 한해서 말이다.

3) “저희를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소서” , 유혹은 믿음으로부터 떨어져 나가는 위험을 의미한다. 자신의 약함과 악의 힘을 깨닫는 제자는 이 기도를 하게 된다. 루카 복음에 ‘우리를 악에서 구하소서’라는 기도가 포함되어 있지 않은 이유는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인도되는 것은 악에서 구원받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대부분 내가 원하는 것을 달라고 기도한 후에 주님께서 그것을 이루어주지 않았다고 불평한다. 그것은 대개 나의 욕심을 채우려는 기도이다.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청하기도 전에 이미 우리에게 필요한 것을 알고 계신다. 그러므로 주님의 기도에서 보여주는 것처럼 나의 뜻을 이루어달라고 청하지 말고 먼저 주님의 뜻을 이루시길 청해야 한다.

▶ 루카 11,5-8 끊임없이 간청하여라

팔레스티나에서는 서늘한 밤에 여행을 즐겨했다. 여행하는 사람들은 친척들이나 친구들로부터 편의를 제공받지 않으면 굶는 수밖에 없었다. 예기치 못한 친구의 방문을 받은 그 사람은 손님을 대접할 빵이 없어 이웃에게 빵 세 개(한 사람의 식사량)를 꾸어달라고 한다. 고대 근동에서는 손님대접을 하지 못하는 것을 이웃과의 상부상조와 방문자를 위한 우정관계를 무시하는 수치스러운 일로 간주하였다. 그는 우정만으로는 빵을 내어주지 않겠지만 상대방이 염치를 무릅쓰고 끈질기게 조르기 때문에 이웃에 대한 사랑에서가 아니라 잠을 지가 위해서라도 상대방의 청을 들어준다는 것이다.

하느님도 확신을 가지고 “귀찮게” 여겨질 정도로 청하는 자들의 기도를 들어주신다. 예수께서는 시리아 페니키아 여자(마르 7,24-30)와 예리코의 소경(18,35)에게 그렇게 해주셨다.

▶ 루카 11,9-13 청하여라, 찾아라, 문을 두드려라(마태 7,7-11)

예수님은 하느님께서 우리의 기도를 들어주신다고 보증해 주신다. 기도한다는 것은 청하고 찾고 두드린다는 것을 모두 포함한다.

제자들은 무엇보다도 먼저 하느님의 나라를 청해야 한다(12,22-31). 이 나라는 사람이 인간적인 힘으로 차지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선물이다. 제자들이 찾으면 발견하리라는 말씀은 하느님을 찾으면 그분을 만나 뵙게 되리라는 것을 뜻한다.

“찾다”라는 말은 구약성서에서 하느님과 그분의 나라을 추구하는 것을 의미하는 말로 사용되었다.(잠언 2,4-5; 8,17b) “지혜는 그것을 찾는 이들에 의해 발견된다.”(지혜6,12) 지혜의 원천이신 하느님을 찾으면, 그분께서는 당신을 찾는 이들에게 당신 자신을 주신다는 것이다.

“두드리라 -열릴것이다” 라는 말은 하느님 나라의 문을 열고 그 안으로 들어가기 위해 애를 써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그것은 하느님의 현존 속으로 들어가서 구원을 받는 것을 상징한다.

자식의 청에 대해 좋은 것을 주지 않는 아버지란 생각할 수조차 없다. 하느님께 있어서는 더더욱 그러하다. 사람들은 악하지만 하느님은 선하시다. 아버지 되는 사람이 자기 자식에게 그 청하는 바를 들어줄 정도로 선하다면 하느님께서는 그보다 훨씬 더 선하신 것이 틀림없다. 전갈은 제 몸을 굴리면 공처럼 되고 달걀과 비슷한 모양이 된다.

하늘의 아버지께서 당신께 청하는 자녀들에게 주시는 선물은 하늘로부터 내려 주시는 성령이다. 성령은 하늘의 선물이다. 성령께서는 제자들의 모든 생각과 행동을 주관하신다. 제자들은 성령을 통해서 하느님의 뜻을 이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