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막과 장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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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5-04-07 (목) 18:27 조회:179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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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루아 르클레르 지음, 가난한 이들의 작은 자매회 옮김
 신심서적 33권 읽기에 소개된 책이다. 쟌 쥬강의 삶을 통해 가난과 겸손, 침묵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이야기하고 있다. 브르타뉴 북서쪽의 작은 항구 캉칼에서 가난한 뱃사람의 딸로 태어난 쟌 쥬강은 47세에 '가난한 이들의 작은 자매회'(경로수녀회)를 창립했다. 쟌 쥬강은 렌느에서 수도회의 초석을 세우고 새로 생긴 양로원의 틀을 닦으며 어려움에 처할 때마다 즉시 달려가 문제를 해결한다. 가난한 이들과 함께 살아가면서 고정수입이나 연금 형태의 기부금 없이 오직 은인들의 후원과 모금에만 의존하는 가난한 삶을 선택한다. 이것이 바로 수도회의 정신이 되었다. 초창기 시절부터 공동체의 협조자였던 르 파이어르 신부가 정식 수도회로 교구장 인준을 받아내어 창립자로 자처하며 총장 자리를 차지하고 쟌에게 강제 은퇴 명령을 내린다. 최초의 설립자라는 사실은 완전히 비밀에 붙여진 채 쟌은 모든 행사에서 제외되고 '십자가의 마리아' 수녀라는 수도명으로 라 투르에서 청원자와 수련자들 사이에 묻혀 지냈다. 그녀는 주어진 운명 앞에서 원망과 반항, 분노로 돌발할 수 있었음에도 순종과 침묵 속에서 믿음과 사랑의 순례로 하느님의 겸손을 살았다. 내면의 가장 깊은 고독과 버림받는 아픔을 참아 내면서 자기를 포기하고 비우는 어둔 밤의 체험을 통해 자기 뜻을 고집하지 않고 하느님 앞에 가난한 자가 되는 길을 배웠다. 그녀의 삶은 진정한 가난과 겸손, 침묵의 의미가 무엇인지, 그리고 하느님의 자비가 얼마나 큰지를 알게 한다. 좋았던 문장들을 옮겨보면 들어가며에서 한 인간이 타고난 모든 능력을 십분 발휘하여 온갖 역경과 어려움 속에서도 하느님과 함께 하느님의 일을 한다는 긍지를 갖고 벅찬 감동 속에서 스스로의 가능성을 드러낸다. 그러다 갑자기 하느님께서는 사업외엔 전혀 관심이 없다는 듯 어떤 일을 이루려고 손수 선택했던 사람을 외면하신다. 선택 받은 자가 하느님의 눈밖에 났다고 할까? 이것이야말로 허무와 공허의 사막체험이다. 이처럼 내면의 공허를 체험하는 순간 침묵하시는 하느님을 만나는 것보다 극적인 상황은 없다. 바로 이러한 만남의 심연에서 한 인간의 진실한 삶이 시작된다. 순수한 첫 경험이다. 무엇 하나 미리 결정되는 일은 없다. 게다가 확실한 것은 하나도 없다. 그러나 이제와서 하느님은 가진 것을 전부 포기하고 당신의 작품이 되라고, 당신이 손수 빚어내도록 자기자신을 내어놓으라고 하신다. 손수 지으신 인간을 당신의 거처로 삼아 충만한 사랑을 이루려 할 때 하느님은 인간의 응답을 기다리신다. 아무런 조건 없이 전적으로 기꺼이 받아들이길 바라신다. 한마디로 딛고 서 있는 발판을 치우라는 것이다. 당신은 보시나요? 내 안, 가장 깊은 곳에 당신을 믿고 바라는 아주 작은, 그러나 거룩한 그 무엇이 있음을! 오, 나의 하느님, 들어보세요! 밤낮으로 당신을 향해 끊임없이 외치는, 당신을 향해 더 강하게 일어서는 이 무엇을.... 하느님께서 저를 원하십니다. 아직 알려지지 않은 어떤 사업을 위해! 중요한 것은 스스로 하느님의 작품이 되기를 동의하는 것이었다. 자기 생각에 갇혀 있을 것이 아니라 언제나 마음을 드높여 하느님을 향해야 합니다. 돌을 맞아도 아무 소리도 없는 양털 자루처럼 되어야 합니다. "의인은 믿음으로 산다"(갈라 3,11; 로마 1,17 참조) 오래 살았다고 해서 누구나 이 말씀의 의미를 진실로 이해하는 것은 아니다. 직접 경험해 보지 않고서는 아무도 제대로 이해할 수 없다. 당신의 말씀은 나를 만드시어 살아있게 하시나이다. 당신으로 인해 제가 살아 있나이다. 나의 온 존재는 당신 안에서 참된 의미를 가지나이다. "가난한 이들의 가장 큰 아픔은 아무도 우리의 우정을 기대하지 않는다는 것이지요."어떤 노인의 말이다. 사실 어떤 이들은 외로움 때문에 죽어간다. 쟌에게 '가난한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주는 것'은 그들 스스로 하느님의 자녀라는 자존감과 존엄성을 깨닫게 하는 사랑 가득한 관심과 눈길을 의미한다. 어느날 '예'라고 대답했다 해서 다가 아니다. 일년, 십년, 또는 이십년 동안 '예' 했다고 해도 다가 아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죽는 그 순간까지, 일생토록 '예'라고 말해야 한다. 하루 하루, 맑게 개인날이나 궂은 날에도, 건강할 때나 아플 때도 변함없이 '예'해야 한다. 아주 작은 사람이 되세요. 작은 자만이 하느님을 기쁘게 해 드릴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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