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질그릇 아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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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3-12-16 (화) 08:37 조회:198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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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은정지음
 '딸에게 주는 엄마의 일기' 라는 소개글을 보고 선택한 책이었는데 주일 오후 책을 펴들고는 마지막 장을 넘길 때까지 한자리에 앉아 있었다. 예전에는 밤을 새워가며 책을 읽곤 했었는데 근래에는 이만큼 나를 끌어 당기는 책이 없었는지.... 오랜만에 책에 빠져서 보낸 하루였다. 글 시작부분에서 어머니의 외할머니에 대한 기억을 보며 우리 엄마를 기억했다. 쉴새없는 바느질에 우리 엄마는 재봉틀 바늘에 손톱이 관통하기를 몇번이나 겪으셨는데.... 자식된 입장에서 나는 엄마를 위해 할 수 있는 게 너무나 적다. 가슴 저 밑바닥에서부터 싸아하게 저려오는 기억들과 이제는 하얗게 백발이 된 엄마의 모습... 두세달에 한번쯤 찾아뵙고... 엄마편이기보다는 올케 편을 들어주는 그런 딸이다. 책으로 돌아가서 불의의 교통사고를 겪고 병상에서 쓴 아내의 일기, 극한 상황에서의 하느님 체험 별다른 수식도 없이 잔잔하게 엮어져 가는 글 속에서 하느님의 역사하심을 보고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결코 느낄 수 없는 가난의 아픔이 그대로 전해지고 있었다. 남편의 약을 사야하는데 수중에는 남편지갑에 든 3만 5천원이 전부였다....는 그런 가난의 경험은 요즈음 같은 카드사용 세대는 모르는 경험이리라.... 고통의 일년간을 축복의 피정으로 회상할 수 있는 작가의 신앙심에 찬탄을 보내며... 일년간 하느님께 생명을 내맡긴 채 보냈던 병원에서의 생활, 그 일년 간의 피정 동안 우리가 받은 은혜는 돌이켜 보면 너무나 과분하고 엄청난 축복이었다. 교통사고를 통해서 그 환란이 우리를 기도하게 했구나. 우리를 반성하고 무릎꿇게 했구나. 그 동안 담장을 높이 쌓고 우리만의 세계에 안주하던 우리를 바닥에 내려 주셨구나. 그토록 무지하게 눈감고 살았던. ----( 중략 )---- 이것이 십 년 간 우리가 받은 아낌없는 축복의 자양분이 되었구나. ------------- 본문 중에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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