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난과 부활 예고에 대한 제자들의 몰이해와 예수님의 가르침 |
|
| 조회:2070 | |
|
|
|
|
읽기 : 9,30-10,52 ■ 마르 9,30-9,32 수난과 부활을 두 번째로 예고하시다 (마태 17,22-23 ; 루카 9,43-45) * 예수님께서는 당신 가르침의 정점을 이 세상에서 생을 어떻게 마감해야 하는가에 두고 있는데, 제자들은 죽음과 부활에 관한 말씀을 여전히 알아듣지 못할뿐 아니라 예수님께서 왜 죽음을 당하셔야 하는지 질문하는 것조차 두려워한다(32절). 마르코는 솔직하게 제자의 한계를 적은 반면, 루카는 그들을 변호한다(루카 9,45 그 뜻이 감추어져 있어서 이해하지 못하였던 것이다.) 마태오는 단지 “그들은 몹시 슬퍼하였다”(마태 17,23)라고 적는다. ■ 마르 9,33-37 가장 큰사람 (마태 18,1-5 ; 루카 9,46-48) * 제자들이 길에서 누가 가장 큰사람이냐 하는 문제로 논쟁했다는 것은 제자들이 얼마나 예수님의 말씀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는지를 보여준다. * “누구든지 첫째가 되려면, 모든 이의 꼴찌가 되고 모든 이의 종이 되어야 한다.”(35절). 하느님 나라의 윤리는 이처럼 철저한 섬김과 겸손에 바탕을 둔다. * 예수님의 제자는 어린이처럼 하느님께 신뢰와 희망을 두고 있는 사람들이다. 낮은 자는 경쟁의 대상이 아니라 선택의 대상이다. 낮은 자의 세계에서는 위계질서가 무너지지만, 그 세계에 머무르려면 믿음과 용기, 하느님의 은총이 필요하다. ■ 마르 9,38-41 우리를 반대하지 않는 이는 지지하는 사람이다 (루카 9,49-50) * 제자는 어떤 존재가 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가르침에 이어 제자단의 범주가 거론된다. * 예수님의 이름으로 마귀를 쫓아내는 사람은 어떻든 예수님의 권위와 힘을 인정하는 것이다. 그의 배경이 어떠하든, 하느님 나라에서 다른 그리스도인이나 선의를 지닌 사람을 적수나 경쟁자로 여기지 말고 받아들이는 자세를 가지라고 이르신다. 바오로 역시 “성령에 힘입지 않고서는 아무도 ‘예수님은 주님이시다.’ 할 수 없습니다.”(1코린 12,3)고 한다. ■ 마르 9,42-50 죄의 유혹을 단호히 물리쳐라 (마태 18,6-9 ; 루카 17,1-2) * 손과 발과 눈이 죄를 짓도록 충동질하는 일이 있다면 가차없이 절단하여(셈족 특유의 과장법) 죄를 짓지 못하게 하라고 말씀하신다. 이것은 자기 내부의 유혹에 대한 것으로 세번이나 반복해서 강조하고 있다. * 불과 소금 모두 부패를 막고 불순물을 정화하는 상징이다. 소금은 제자들이 가져야할 신앙, 사명감, 희생, 봉사정신등을 가리킨다. * “너희는 마음에 소금을 간직하고 서로 평화롭게 지내라.”(50b절). 제자의 길은 십자가의 예수님을 철저히 따르고, 마음에 소금을 간직해 자리다툼이나 특권의식에 사로잡히지 않고 죄의 유혹을 단호히 물리쳐 서로간에 평화를 보존해야 한다. ■ 마르 10,1-12 혼인과 이혼 (마태 19,1-9 ; 루카 16,18) * 바리사이들의 관점은 이혼을 다룬 율법규정에서 시작한다. 규정에 적혀 있다는 점에서 이혼을 모세시대부터 용인된 관행으로 보고, 그것을 현실에 적용하는데 따른 문제만 논의 하였던 것이다. 하지만 예수님은 하느님의 근본 의도를 담은 창조 질서에 주목하신다. 율법의 원래 의도대로 이혼에서 혼인으로 초점을 옮기신다. 혼인은 창조주 하느님의 뜻에 따라 두사람이 거룩하게 일치하여 한 몸을 이루는 것이므로, 혼인의 가치를 보전하라는 가르침이다. * 예수님께서는 이혼이라는 용어 대신에 ‘갈라놓다’는 단어를 사용하신다. * 예수님께서 이혼 자체를 단죄하기보다 이혼한 다음 재혼하는 것을 금하셨다. * 한편 마태오 복음에서는(마태 5, 32; 19, 9)라고 “불륜을 저지른 경우”라는 예외 규정을 삽입하고 있다. 사도 바울로의 경우에는 예수님의 뜻에 따라 반이혼률을 주장하지만 부득이 이혼한 경우 재혼만은 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한다(1코린 7,10~11). 그러나 혼종혼(비신자 부부)의 경우 한 편만 그리스도인일 때 신자편에서 이혼을 주장해서는 안되지만, 비신자 편에서 이혼하려고 하면 갈라서도 무방하다는 예외규정을 만들었다. ■ 마르 10,13-16 어린이들을 사랑하시다 (마태 19,13-15 ; 루카 18,15-17) * 어린이들은 하느님 나라를 자기 방식으로가 아니라 하느님의 방식 그대로 수용하고 선물로서 받아들인다. ■ 마르 10,17-27 하느님의 나라와 부자 (마태 19,16-26 ; 루카 18,18-27) 재산과 하느님 나라의 관계 - 부와 가난에 대한 윤리적인 가르침 A 영원한 생명을 받으려면 (10,17) B 부자는 재산을 버릴 수 없어 따를 수 없었다(10,18-22) C 예수님의 설명, 제자들의 반응(10,23-17) B' 제자들은 버리고 따랐다(10,28) A' 영원한 생명을 받을 것이다 - 현세와 내세에서의 보상 * 영원한 생명은 자격을 갖추어 받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거저 주시는 선물이다. 그것은 그분께서 당신을 내어 주시는 사랑이고, 그분과 다른 이에게 자신을 내어 놓는 사람에게 주어진다. 제자의 요건으로 제시하신 자기 버림과 섬김을 새출발의 조건으로 요구하신다. * 성경은 가난을 긍정하지는 않는다. 가난 자체는 인간의 존엄성을 무너뜨리고 생존권을 침해하는 불의의 산물이다. 부는 하느님의 강복이며, 계명은 부의 축적을 금하지 않는다. 동시에 예언자들은 재화를 가난한 자들과 나누지 못하는 불의를 고발하며, 살아가는데 필요한 재화가 모두에게 나뉘는 하느님의 공정과 정의를 역설하였다(아모 5,11). 예수께서는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시며, 재화에 의존하지 말고 그것을 주시는 하느님의 선을 신뢰하라고 이끄신다. * 부자는 신체적 결함 아니라 다른 차원의 부족을 가지고 있다. 율법을 지켜 선에 도달(자신이 선하다고 생각)한다는 태도에 대한 예수님은 하느님 한 분만 선하다고 하신다. 이어서 예수님은 회개에로, 하느님께로 향하도록 초대 하지만 거절한다. 그는 여전히 자기자신에 갇혀 있고, 자신과 자신의 것에 향하고 있다. 현세의 온갖 가치에 마음을 빼앗긴 자에게는 하느님의 선물이 들어설 자리가 없다. ■ 마르 10,28-34 따름과 보상 (마태 19,27-30 ; 루카 18,28-30) * 예수님의 제자가 되기 위해서는 가난을 선택해야만 하는 것일까? 재물에 사로잡혀 있는 이들은 눈을 돌려 하느님의 선물에 관심을 두려 하지 않는다. 가난 자체가 목적이 될 수는 없겠지만, 제자직에 방해가 되는 것은 철저하게 포기할 수 있는 결단이 필요하다. * 마태오는 재물에 대한 가르침을 “아무도 두 주인을 섬길 수 없다... 너희는 하느님과 재물을 함께 섬길 수 없다”(마태 6,24). 그래서 마태오는 토라를 잘 알고 있는 유다의 청년에게 지식도 중요하지만 실천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전하고 있다. * 버리고 떠난다는 것은 어쩌면 가혹한 주님의 뜻인 것 같아도, 사실은 이 세상의 족쇄에서 벗어나 참다운 자유와 평화를 누리게 하는 지름길임을 깨닫게 된다. ■ 마르 10,32-34 수난과 부활을 세 번째로 예고하시다 (마태 20,17-19 ; 루카 18,31-34) * 예루살렘 상경기 안에는 예수님의 수난과 부활에 대한 예고가 세 번에 걸쳐 실려 있다. 각각 수난과 부활에 대한 예고→제자들의 몰이해→그리스도론과 제자직분에 대한 가르침의 순으로 구성되어 있고, 간간이 예루살렘으로 올라가고 있음을 상기시킨다. 점진적으로 수난과 죽음의 긴장감이 고조된다. * 다시 일행이 길을 떠나는데, 예수님께서는 제자들 앞에 서서 가고 계셨다. 이제사 처음으로 “예루살렘으로 올라가는 길이라고 밝혀진다. 그 길은 통상적인 순례의 길이 아니라 수난과 죽음의 길, 파스카의 길이다. 제자들은 그분을 따라가고 있지만 길을 가는 의미와 목적을 알지 못해 두려워한다. * 예수께서는 당신께 닥칠 일을 구체적으로 일러 주어 용기를 주려 하신다(10,33-34). 수난은 일곱개의 동사(넘겨지다 - 사형을 선고하다 - 넘기다 - 조롱하다 - 침밷다 - 채찍질하다 - 죽이다)로 부활은 하나의 동사(살아나다)로 짧게 언급된다. 셋째 수난 예고는 다른 두 예고보다 명확하고 상세하다. * 그분은 죽음의 의미와 목적을 분명하게 인지하고 계셨다. “사람의 아들은 많은 이들의 몸값으로 자기 목숨을 바치러 왔다”(10,45). ■ 마르 10,35-45 출세와 섬김 (마태 20,20-28 ; 루카 22,25-27) * 제베대오의 두 아들은 예수님께서 영광을 받으실 때에 하나는 예수님의 오른쪽에 하나는 왼쪽에 앉도록 해 달라고 청한다. 스승이 지상에 메시아 왕국을 세울 날을 은근히 기대하였던 것이다. 예수님을 가까이서 보좌하겠다는 뜻은 좋으나 예수님께서 생각하시는 하느님의 나라와는 거리가 멀다. * 야고보와 요한의 말에 불쾌해 하는 다른 열 제자를 향해 예수님의 리더십 강의가 펼쳐진다. 세상의 통치자들은 백성 위에 군림하고 고관들은 세도를 부리지만, 하느님 나라의 통치는 크게 되고자 하는 사람은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하고, 첫째가 되려는 사람은 모든 이의 종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른바 ‘섬기는 지도자’다. * 예수님의 모습은 이사야서에 나오는 ‘고난받는 주님의 종’(이사 42,1~9; 49,1~7)과 자연스레 겹친다(사도 8,26~40 참조). 특히 주님의 종은 “많은 이들의 몸값으로” 목숨을 바친다고 되어 있다. ‘많은 사람’은 셈족 어법으로는 ‘모든 이’를 의미한다고 본다. * “그분께서 우리를 위하여 당신 목숨을 내놓으신 그 사실로 우리는 사랑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도 형제들을 위하여 목숨을 내놓아야 합니다”(1요한 3,16). ■ 마르 10,46-52 예리코에서 눈먼 이를 고치시다 (마태 20,29-34 ; 루카 18,35-43) * 예수님의 일행이 어느새 예리고에 이르렀다. 예리고는 예루살렘에서 북동쪽으로 24㎞ 밖에 떨어지지 않은 도시로 예루살렘을 향한 여정이 거의 끝나가고 본격적인 수난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음을 예고한다. * 베싸이다의 소경 이야기와는 달리 바르티매오 이야기에서는 등장인물의 성격이 뚜렷하고 복잡한 과정 없이 즉각적이고 완전한 치유를 받게 된다. 그는 눈먼 거지로 길가에 앉아 구걸을 하는 처지지만, 매우 적극적이고 용기 있는 성격의 소유자로, 그는 비록 눈먼 소경이지만 어떤 확신으로 다시한번 메시아에게 구원의 손길을 내민다. * “내가 너에게 무엇을 해 주기를 바라느냐?”(51a절). 예수님께서는 그가 스스로 하는 일이 무엇인지 주체성을 가지고 행동하도록 초대한다. * “스승님, 제가 다시 볼 수 있게 해 주십시오.” 그는 청하는 분이 누구신지, 또 자기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분명히 알고 있었다. * 예수님께서는 그에게 “가라.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52a절)고 말씀하심으로써 그가 육체적인 치유 뿐 아니라 근원적인 구원의 상태에 이르렀음을 확인시켜 준다. 그는 곧바로 시력을 선물로 받고 예수님의 제자가 되어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의 길을 따라나서게 된 것이다. 믿음은 그리스도인이 청해야 할 가장 큰 은혜 기도는 사탄과 맞대결하는 자리에서 하느님과 소통하는 것이요, 자신의 뜻을 하느님의 뜻에 복속시키고자 외롭게 몸부림치는 것이다. 기도는 나와 세상이 하느님 안에서 바뀔 수 있다는 믿음을 배워 가는 과정이다. 치유를 포함한 모든 힘의 원천은 하느님이시고, 그 힘은 그 분의 뜻에서 드러난다. 중요한 것은 그분 앞에 나아가는 것, 도움이 필요한 이를 그 분 앞으로 데리고 가는 것, 그분 안에서 기도하는 것과 그분의 선하신 뜻을 신뢰하고 그 뜻과 일치하는 것이다. 그것이 어려울 때 우리는 기도해야한다. “믿음이 없는 저를 도와주십시오”(마르 9,24)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