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즈라기 ․ 느헤미아기

과거 역사를 예루살렘 성전 제의와 율법을 중심으로 재해석하여 유배에서 돌아온 유다 공동체가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하고자 했던 역대기계 역사가의 신학적 의도가 일관되게 나타나고 있다. 에즈라기와 느헤미아기는 BC 538-432의 100년의 기간동안에 걸쳐 즉 유다인들이 유배지에서 예루살렘으로 귀환으로부터 느헤미아의 활동말기에 이르기까지다. 이 책은 어떠한 연대순에 따라 일관성있게 기술되었다기보다 에즈라, 느헤미아의 활동에 근거해서 기록하고 있다. 귀환한 히브리인들이 종교적, 사회적으로 조직을 갖추고 국가를 재건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1. 명칭

본래 히브리어 성서에는 한 권의 책으로 수록되어 있었으나, 라틴어로 번역되면서 현재의 형태처럼 두 권으로 나누어지게 되었다.

에즈라(‘야훼께서 도와주신다’라는 뜻)는 사제이며 하느님의 계명과 이스라엘에 내린 규정에 통달한 율법학자(에즈 7,11)였다. 페르시아 임금 아르닥사싸 제7년(B.C. 458년)에 예루살렘으로 돌아온(에즈 7,7) 그는 하느님 백성으로서의 삶의 근본적 규범인 ‘율법’을 토대로 유다 공동체의 생활을 쇄신하고자 종교개혁을 단행하게 된다.

반면 느헤미야(‘야훼께서는 위로이시다’라는 뜻)는 평신도로서 정열적인 성격을 가졌으며 종교적 신념에 투철하였던 기도와 믿음의 사람이었다. 본래 페르시아 왕궁에서 아르닥사싸 임금의 술을 관리하던 대신이었으나 B.C. 445년 경(느헤 2,1) 예루살렘 성벽을 건축하라는 전권을 부여받는다. 후에 그는 유다 지방의 총독으로 임명되고(느헤 5,14) 귀국하여 성벽을 개축하고 여러 사회적인 개혁을 도모한다.

에즈라가 종교적인 측면에서 활동했다면, 느헤미야는 정치적-사회적 측면에서 공헌한 인물이었다.

2. 저자 및 쓰여진 시기

귀환자들의 공동체 재건에 앞장섰던 학자가 족보, 편지, 칙령, 언행록, 연대기 등 각종 자료를 토대로 B.C. 350-250년 사이에 최종적으로 종합 편집된 것이다. 실제적으로는 느헤미야(B.C.465-423년)는 에즈라(B.C.405-358년)보다 먼저 활약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에즈라기가 경전에 먼저 배치된 이유는 종교적 입장이 강조된 결과인 듯하다.

3. 집필동기

유배라는 민족적 시련을 겪으면서 그 뿌리에서부터 흔들렸던 유다 공동체를 복구하고 하느님 백성으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하고자 했던 역사가는 에즈라와 느헤미야에 의해 단행되었던 종교적 개혁 운동을 통해 그 답을 제시하고자 하였다. 귀환한 이스라엘 백성들을 결속하고 하느님을 섬기는 새로운 공동체를 재건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하느님을 예배하는 제의를 부흥시키고, 통혼과 우상숭배를 금지하며 오직 순결하게 하느님께 나아가야 함을 일깨우고 있다.

4. 구조와 내용

① 페르시아왕의 칙령 : 성전 건축허락의 내용 - 성전봉헌의 의식(에즈 1-6)

성전건축(에즈 6,13-18), 예루살렘의 어두운 상황(에즈 7-10, 느헤 8-10)

② 율법조인(율법의 말씀대로 살겠다는 의미) - 참회예배와 서약(의식과 관계되는 내용)

에즈라의 종교개혁(에즈 9-10), 율법(모세오경) 선포와 초막절 축제(느헤 8-10장)

③ 페르시아왕의 칙령 : 성벽건축 허락 - 성벽을 봉헌(느헤 1-7;11-13).

느헤미야의 두 번째 사회 개혁(성전 정화, 레위인에 대한 대우, 안식일, 혼종혼 금지 등)

에즈라는 자신이 가져온 율법을 기초로 하여 개혁을 단행한다. 율법중심의 종교가 탄생하고, 시간의 흐름에 따라 이 율법중심의 율법이 강조되는 것은 더욱더 완고해지기 시작하여 후대 유다이즘으로 발전하게 된다.

5. 주요 내용

유배지에서 돌아온 유다 공동체가 하느님의 참된 백성으로서 어떻게 살아야할지 그 방향을 제시하고자 하였다. 성전과 거룩한 성읍 예루살렘, 율법을 바탕으로 한 유다 공동체의 쇄신에 그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1) 성전의 재건

유배에서 돌아온 유다 공동체의 첫 번째 과제는 예루살렘 성전을 재건하는 일이었다. 성전은 하느님 백성인 이스라엘에 있어 모든 삶의 중심이 되었던 것이다.

유다 공동체의 귀환을 허락하는 페르시아 임금 키루스의 칙령 : “이제 그들(하느님의 백성에 속한 이들)은 유다의 예루살렘으로 올라가서, 주 이스라엘의 하느님 집을 짓도록 하라.”(에즈 1,3). 예루살렘으로 돌아온 유다 공동체는 서둘러 성전 공사를 시작하게 되는데 이때 주도적인 역할을 했던 인물로 즈루빠벨과 예수아다(에즈 3,8). 그러나 곧 적대자들의 방해를 받게 되고, 공사는 페르시아 임금 다리우스 제2년(B.C. 520년)까지 지연된다. 그러나 다시금 성전 공사의 재개를 촉구하며 나선 이들이 하까이 예언자와 즈카르야 예언자였다(에즈 5,1). 또한 바빌론에 보관 중이었던 키루스의 칙령이 발견되어 다리우스 임금은 예루살렘 성전의 건축을 공적으로 명하게 된다. B.C. 515년 마침내 완공된 성전은 하느님께 봉헌되었으며, 이어 과월절 축제가 거행된다(에즈 6장).

2) 예루살렘 성벽의 복구

성전의 재건은 하느님께서 당신의 이름을 두시고자 선택하셨던(신명 12장) 거룩한 성읍 예루살렘의 복구와 불가분의 관계를 가지고 있다. 느헤미야기는 하느님께서 느헤미야에게 예루살렘 성읍을 복구하는 사명을 부여하셨다고 밝히고 있다(느헤 2장). 예루살렘이 파괴됨으로써(B.C. 587년) 단절되었던 하느님 백성의 역사가 회복되는 전환점을 이루게 되었다.

3) 율법을 바탕으로 한 공동체의 쇄신

성전 재건과 예루살렘 성벽 복구에 이어, 유다 공동체가 하느님의 가르침인 ‘율법’에 대한 순종을 통해 신앙적으로 쇄신되어야 하며, 에즈라와 느헤미야의 종교개혁 운동을 통해 이루어졌다.

에즈라의 선포를 통해 하느님의 율법을 듣게 된 온 백성들은 자신의 죄를 뉘우치게 되는데, 특히 하느님을 거슬렸던 선조들의 역사를 회고하는 참회 기도(느헤 9장)는 당시 공동체의 삶을 반영하는 참회의 고백이다. 참된 하느님 백성으로서의 삶이란 이스라엘이 하느님과 맺은 계약의 근본정신인 ‘사랑’을 실천하는 생활로써, 성과 성벽을 재건한 사람들과 음악을 담당한 사람들, 목수들의 이름까지 언급하고, 기근이 닥쳤을 때 기아를 면하려고 밭과 포도원, 집을 저당 잡혀 부익부 빈익빈의 사회로 가지 않도록 애썼던 일과, 임금에게 낼 세금 때문에 돈을 꾸다가 다 털리고 종이 되는 비인간적인 상황을 무기력하게 방치하지 않았다(느헤 5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