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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9 강의 : 예수 탄생, 세례
제 9 강의 : 예수 탄생, 세례 1. 세례자 요한과 예수의 탄생 예고 루가는 세례자 요한과 예수의 수태·탄생·성장과정을 나란히 서술하면서 예수는 요한 보다 훨씬 더 위대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1) 예수 탄생 예고 예수님의 어머니 마리아는 아직 어린 처녀였을 때 성령으로 인해 하느님의 아들을 잉태(동 정녀 잉태)하게 될 것이라는 이야기를 가브리엘 천사로부터 듣는다. 이는 너무도 힘겨운 일이었다. 그 당시에는 간음을 하면 어디에도 얼굴을 들고 다닐 수 없는 일일 뿐 아니라 마침내 돌로 쳐 죽이는 벌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실을 다 알지만 마리아는 "이몸은 주님의 종입니다. 지금 제게 말씀하신대로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라고 대답하신다. 이 대답은 곧 순교를 의미했다. 그러나 마리아는 자기 자신의 안락이나 기쁨이나 행복보다는 하느님의 뜻과 세상의 구원을 더 원했다. 모든 위대한 사람들은 그렇게 자신을 헌신 봉사했다. 예수님께서도 "자신을 살리려는 사람은 죽을 것이요, 자신을 바쳐 목숨을 바치는 이는 살 것이다"라고 하셨다. 인생은 어차피 선택이다. 선택할 때 보다 큰 뜻을 위해 자기의 작은 뜻을 죽이지 않으면 우리는 하느님의 자녀다운 거룩한 인간 즉 성인(聖人)이 되기는커녕 성숙한 인간 즉 성인(成人)도 되지 못한다. 2) 은총을 가득히 받은 이여, 기뻐하여라 주께서 너와 함께 계신다 이 성서 구절에서 성모송의 전반부가 유래되었다. "주께서 너와 함께 계신다"는 표현은 구약성서에서 자주 나오는 귀한 말씀이다. 하느님은 예언자나 그외 사람들에게 당신의 일을 맡기려 하실때면 꼭 이렇게 말씀하시면서 두려워하지 말라고 하신다. 사실 주님께서는 성모님과만이 아니라 늘 우리와 함께 계신다. '우리와 함께 계시는 하느님'(마태1,23)이기에 '임마누엘'이시다. 마리아는 단순히 예수님의 어머니이기 때문에 복되신 것이 아니라, 어머니가 도리라는 말씀을 믿었기 때문에 복되시다. 2. 예수님의 탄생 1) 구세주 탄생 "어둠 속을 헤매는 백성이 큰 빛을 볼 것입니다. 캄캄한 땅에 사는 사람들에게 빛이 비쳐 올 것입니다"(이사 9,1). 구약의 기나긴 역사를 통하여 준비된, 애타게 기다리던 큰 빛이 드디어 나타났다. 그 큰 빛은 구세주 그리스도이시다. 이제 하느님은 당신 중재자들을 통하여 대화를 나누시지 않고 직접 친교를 나누시러 우리와 똑같은 모습을 취하시고 베들레헴 외양간에서 조용히 태어나셨다. 예수님은 하느님의 아드님이셨지만 사람이 되셨다. 사람이 되는 방법도 아주 겸손하셨다. 예수님은 로마의 지배를 받던 시기에 세상에서 퍽 보잘것없는 황무지와 같았던 팔레스티나 땅에 태어나셨다. 가난한 집에서 그 부모님도 아무에게도 알려지지 않은 분들의 자녀로 태어나셨고, 태어나시자마자 누우신 곳은 짐승의 먹이통이었다. 만물의 주인이신 구세주께서 하필이면 외양간을 택하셨을까? 지상은 사랑으로 오시는 주인에게 외양간밖에 내어드릴 수 없을 만큼 인색했던 것일까? 이 모든 것은 무엇을 뜻하는 것인가? 바로 여기에 구원의 의미, 해방의 의미가 담겨져 있고, 예수 그리스도가 이렇게 세상에 오심으로써 실현되었다. 예수 그리스도는 스스로 고독과 가난과 비천함을 택하셨고, 인간의 모든 문제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임으러써 인간의 고독과 가난과 비천을 이겨내시고 해방의 길을 걸으신 첫 사람이 되신 것이다. 구세주는 당신 스스로 비참한 상황의 씨앗이 되시어 이 모든 것을 성장시키고 발전시킨 요소가 되셨고, 바로 그곳에 구원의 의미를 부여해 주신 것이다. 이제 인간은 온갖 처절한 상황에서도 하느님께 신뢰의 응답을 드림으로써 구원을 얻어 누리고, 구원의 협조자가 되는 것이다. 율법을 전문으로 연구하고 성서를 터득했다는 박식한 사람들이야말로 구세주를 맨 먼저 알아 뵙고 즐거워해야 마땅했으련만 그들은 구세주의 길을 겨우 제시해 주는 이정표밖에 되지 못하였다(마태2,5-6). 그러나 마음이 순박하고 가난한 목동들은 구세주의 탄생을 알리는 천사들의 전갈을 듣고 찾아감으로써, 태어나신 구세주를 보고 기뻐하며 하느님을 찬양하였다(루가 2,8-20). 내심 깊은 곳에서 진리를 추구한 겸허한 삼왕들도 주님을 알아 뵙고 경배를 드렸다. 예수의 초라한 외모도 그들이 구세주를 알아보고 경배하는 데 아무 문제가 되지 않았다 하느님이 작고 연약한 아기가 되셨듯이 이제 사람들도 작고 소박해지지 않으면 오늘도 일상생활 중에 태어나시는 주님을 뵙지 못한다. "그분은 더욱 커지셔야 하고 나는 작아져야 합니다"(요한 3,20). 세례자 요한의 고백이 바로 오늘 나의 실제적인 신앙고백이 되어야겠다. 그러면 이 작아진다는 의미는 무엇인가? "작아진다는 것은 곧 다시 나야한다는 것"(요한 3,3-5). 다시 나야한다는 것은 하느님의 진리를 모르는 무지에서, 죄의 노예상태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깊은 뜻을 매일의 생활 안에서 익혀 나가야 할 것이다. 예수님의 겸손한 모습을 우리도 살아야 한다. 가장 고귀한 분만이 가장 낮아질 수 있다. 가장 겸허한 사람이 가장 위대한 사람이다. 2) 하느님을 기다리는 사람들 예수님이 탄생하셨을 때 예수님을 직접 만날 수 있는 행운을 가졌던 사람들은 사실 하느님을 갈망하던 사람들이었다. 근처 들판에서 양을 치던 목동들, 그들은 그 사회에서 신분이 낮은 사람으로 늘 하느님을 갈망해 왔다. 하느님께서 그들의 처지를 살펴주시길 기도해 왔다. 다음으로 동방박사들은 하늘의 별을 보고 늘 이 세상을 향한 신의 뜻을 알려고 노력했던 사람들이다. 하늘을 향해 마음을 열어놓고 하느님을 기다린 이들이다. 반대로 권력이 있던 헤로데왕이나 당시 성서학자들은 예수님을 만나지 못한다. 학자들과 헤로데는 성서의 지식으로 메시아의 탄생지를 알아냈건만 예수님을 결코 만나지 못한다. 헤로데는 이 세상을 구할 구세주를 만나기를 원치 않은 정도가 아니라 혹시 자신의 경쟁자가 아닌가 하여 없애 버리기를 원했다. 모든 권력과 능력은 봉사하는데, 섬기는데 사용하지 않으면 안된다. 오늘날은 정치인을 비롯해 지식과 기능을 가지고 있는 자가 매우 큰 권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에 속한다. 이러한 능력을 세상을 위한 봉사에 사용하지 않는다면 그야말로 세상에 재앙을 가져오는 사람이다. 우리가 학교에서 배우는 지식은 반드시 사회에 봉사하기 위해 사용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자신의 행복과 만족만을 위해 사용되는 지식이라면 차라리 없는 것이 더 낫다. 3) 주님의 봉헌 정결하게 되는 날이 되자 마리아와 요셉은 예수를 주님께 봉헌하고자 예루살렘으로 데리고 갔다. 그것은 "모태를 열고 나온 맏아들은 모두 거룩하여 주님의 차지다"(출애 13,2.12.15)라는 주님의법을 비둘기 한쌍을 제물로 바치기 위한 것이었다. 여기서 시므온과 안나를 만나 예언을 듣게 된다. 그들은 일을 다 마치고 나자렛으로 돌아갔다. 3. 예수의 소년시절 신약성서 가운데 오직 루가 2,41-52에만 예수의 소년기가 있다. 예수가 열두살이 되던 해에 그들은 축제 관습에 따라 예루살렘에 올라갔다. 축제 기간이 끝나고 그들이 돌아갈 때 예수는 예루살렘에 남았으나 부모는 모르고 하루 길을 간 뒤 찾아서 되돌아 왔다. 마리아의 꾸중에 예수님의 맨 첫 번 말씀이(신약성서에 수록된) "왜 저를 찾으셨습니까? 제가 제 아버지 집에 있어야 하는 줄을 모르셨습니까?"하고 말하였다. 여기서 예수님은 벌써 소년 시절에 하느님의 아들로 자처하신다. 하지만 예수는 나자렛으로 돌아가 순종하며 지냈다. 4. 예수의 공생활 준비(3,1-4,13) 1) 세례자 요한의 활동(3,1-20) 태중에서부터 예언자로 간택되어(1,13-17. 66. 76-79. 80) 광야에서 자라난 요한에게 마침내 하느님의 말씀이 내려 이제부터 그는 예언자로 활약하게 된다. 요한은 회개를 설교하고 그리스도를 예고한다. 구원의 때가 다가오자 하느님께서는 세례자를 보내시어 그 때를 준비하신다. 그러나 세상을 대표하는 헤로데는 하느님을 거역하여 세례자를 감옥에 가둔다. 감옥에 갇혀 생명을 잃고마는 세례자 요한은 장차 십자기에 처형되실 예수님의 선구자이다. 세례자 요한은 예수님보다 먼저 활동하여 사람들에게 잘 알려진 사람이다. 그는 보통사람들과는 달리 매우 엄격한 생활을 했다. 광야에서 거친 음식을 먹거나 단식을 했고 옷도 거친 옷을 입었으며 다가올 심판을 피하기 위해 회개하고 세례를 받으라고 했다. 예수님께서도 세례자 요한에게 가서 세례를 받으셨다. 당시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고 인기가 있었을 뿐 아니라 자신이 예수님에게 세례를 베풀었지만 결코 뽐내지 않고, "나는 점점 작아지고 그분은 점점 커지셔야 합니다"라고 한다. 자기보다 더 훌륭하거나 더 좋은 조건에 있는 사람에게 우리는 쉽게 질투를 한다. 우리는 세례자 요한 같은 태도를 가져야 한다. 예수님께서도 세례자 요한을 가리켜 "여인의 몸에서 태어난 사람 중에 세례자 요한보다 더 위대한 사람은 없다"고 인정해 주셨다. 2) 예수님의 세례와 유혹을 받으심(마태 3,13-4,11) 예수의 세례가 의미하는 바는 예수에게는 아버지께서 그를 부르시어 그의 사명을 부여하시는 장엄한 순간으로 다윗왕조의 임금, 야훼의 종을 '하느님의 아들로 삼음'(filatio divina)을 엄숙히 선언하시는 것이다. 하늘에서 들려온 소리는 성령의 나타나심을 재확인하고 그 뜻을 밝혀주는 것이다. 그리스도신자에게는 예수의 세례로 메시아의 시대가 계시된 것으로 사도들은 설교하고 있고(사도 1,21-22;10,37), 예수의 세례는 그리스스도교 신자가 받는 세례의 예형으로 본다. 신자가 세례를 받는 순간 성령을 받아 하느님의 자녀가 되며 그 까닭에 예수처럼 하느님을 아버지로 부를 수 있게 된다.(로마8,15-17) 세례를 받으신 후 예수님은 공생활을 준비하시는 피정의 시간을 가지시는데 이때 커다란 유혹을 받으신다. 하느님의 아들이 얼마나 우리와 같아지셨는가를 알 수 있다. 세례는 예수께서 메시아로서, 하느님께 보냄받은 인물로서, 사랑받으시는 아들로서 등장하는 장엄한 위임식이다. 예수의 이 설계는 권력의 논리로 달성될 것이 아니고 성실과 봉사의 논리로 달성될 것이다. 가난한 사람들에게 복음을 알리시기에 앞서 예수 스스로 권력으로부터 자유로와지기를 선택 결단하시는데, 자유야말로 첫째가고 근본되는 부이기 때문이다. 성령으로 잉태되시고(루가 1,35) 세례 때 성령을 받으신(루가 3,22) 예수께서는 성령의 충동을 받아 광야로 가서 악마의 유혹을 물리치신다. 악마의 세가지 유혹을 물리치심으로 식욕, 지배욕, 지식욕의 유혹을 다 극복하신다. 악마는 예수님이 공적으로 활약하는 동안 다시는 직접 그분을 공격하지 못할 것이다. 그리하여 예수시대는 구원의 시대가 될 것이다. 그러나 예수께서 고난을 받으실때가 되면 악마는 다시 발광할 것이다(루가 22,3. 31-32. 53) 3) 예수님의 족보(3,23-38) 마태오가 예수님의 족보를 아브라함까지만 거론한 것과는 달리, 루가는 아브라함을 지나 아담에 이르기까지, 아니 하느님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그러니까 루가는 유대인들의 조상 아브라함을 넘어서 인류의 조상 아담에까ㅈ지, 인류를 창조한 하느님에게까지 소급했던 것이다. 예수님은 유대인들이 학수고대한 다윗의 아들메시아일뿐 아니라아담의 아들이요, 인류의 구원자시다. 루가는 최종적으로 하느님에게까지 소급한 것은 예수님이야말로제2의 아담으로서인류의 새로운 시조일 뿐 아니라(1고린15,45), 하느님의 아들이심을 뜻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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