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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 강의 : 하느님 백성의 역사(출애굽2)
제 4 강의 : 하느님 백성의 역사(출애굽2) (1)시작기도 : 성호경 / 성가 '잊지는 마세요'(청소년 성가 303번) (2) 도입: 지난시간의 복습 하느님은 인간을 특별히 하느님을 닮게 창조하셨고 만물을 다스리게 하셨다. 하느님의 뜻과는 달리 인간은 점점 죄악으로 빠져 들어서 죄의 심연에까지 이르게 되었다. 그리하여 하느님은 구원을 계획하셨고 아브라함을 선택하셔서 구원이 시작되었다. 인간이 하느님께로 돌아가기 시작한 것이다. 아브라함과 야곱, 요셉의 후손들은 기근이 든 동안 에집트에 정착하여 살았다. 그동안 그들과 인종적 관계를 맺은 힉소스족이 에집트를 통치했다. 그러다가 에집트인들이 힉소스족을 타도했고, 그로 인해서 이스라엘인들은 노예가 되고 말았다. 구약성서에서 하느님의 위대한 구원활동은 당신 백성을 에집트에서 구원해낸 일, 그리고 모세를 통해서 그들과 계약을 맺은 일이다. 모세의 계약을 통해서 이스라엘 부족들이 하나의 민족으로 되었다. 오늘은 이스라엘이 하느님과 맺은 계약, 십계명에 대해 생각해 보기로 한다. 그리고 모세오경 중에서 창세기, 출애굽기를 배웠는데 그밖의 레위기, 민수기, 신명기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시나이 광야에서 겪으면서 이루어진 일들이 적혀 있다고 보면 되므로 간단히 다루기로 한다. (2) 전개 1.계약(契約)- 십계명 이스라엘 백성은 자기들이 섬긴 하느님이 "우리의 외침을 들으시고 우리가 억눌려 고생하며 착취당하는 것을 굽어 살피시고"또 영원히 이지 못할 은혜의 증거로 "억센 손으로 치시며 팔을 뻗으시어 온갖 표징과 기적을 행하심으로써 모두 두려워 떨게하시고는 우리를 에집트에서 구출해 내셨다"(신명 26,5-9; 6,21-25 참조)라고 그들의 원초적인 신앙고백에서 확언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그 모든 사건에서 하느님의 놀라운 권능을 체험했고 전혀 예측할 수 없는 하느님의 역사를 경험했던 것이다. 인간들과 사물을 이용하시어 당신이 사랑하시는 사람들의 선익을 도모하시는 하느님, 더할 나위없이 절망적인 상태에서 오히려 당신의 은혜로운 전능을 과시하시는 하느님을 목격했던 것이다.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백성을 예속에서 '해방하셨고', 그들과 계약을 '맺으셨고', 그들에게 당신의 율법을 '부여하셨다.' 출애굽사건에 나타난 하느님의 위대하신 개입은 이스라엘이 지니는 하느님 신앙의 초석을 이룬다. 이스라엘은 하느님의 존재를 논증하여 믿었다기보다는 자기네 역사 한 가운데서 활동하시는 그 현존(現存)을, 구원을 베푸시는 그 어른의 전능(全能)을, 당신의 언약을 변함없이 이루시는 그 어른의 성실을 목격하고서 믿었다. 에집트에서의 해방 자체는 최종목적이 아니었다. 하느님은 조만간에 이루어질 크나큰 계획을 이 백성에게 두고 계셨다. 하느님과 이 백성이 함께 책임을 지고 온갖 모험을 무릎써 가면서 성취할 하나의 역사가 마련되고 있었다. 하느님께서는 자유롭고 책임있는 인격체로서의 인간의 동의와 협력을 얻어 인간의 구원을 이룩하고자 하신다는 사실이다. 계약이란 구원의 경륜에 있어서 하느님과 사람이 책임을 분배하는 행위이다. 십계명은 계약의 조문(條文)에 해당된다. "그는 계약의 조문들인 십계명을 판에 기록하였다"(출애 34,28; 신명 4,13 참조) 이 법조문들은 이스라엘이 합리적인 윤리도덕에 도달하였다는 증거도 아니고 계약의 당사자 중의 강자(强者)인 하느님의 일방적인 의사(意思)도 아니다. 신명기에 수록된 모든 법령들이 다 그렇지만 십계명은 구세사(救世史)의 분위기 속에서 출현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하느님의 업적을 인정하는 실천적인 생활로 반영하는 방식이 곧 십계명이다. 자기네를 구원하신 하느님께 신뢰를 표하는 방법이다. 당신의 축복을 보장받는 길은 이 법령들을 토하여 지적하시는 하느님께 신뢰를 표하는 양식이 곧 십계명이다. 그러므로 율법(律法)이란 것은 빛과 생명의 원천으로 여겨져야 한다(신명 4,1-2; 6-8장; 시편 18,8 이하; 시편118). 하느님은 아버지로서 당신의 백성을 보호하기로, 백성은 하느님의 자녀로서 자기들의 신성한 아버지께 순명하기로 약속한다. 하느님의 뜻은 이스라엘 백성에게 주신 기본법인 십계명에 다 내포되어 있다. 이 법은 아주 기본적이고 윤리의 전형이 되는 것으로서, 오랜 세월 노예생활을 하다가 이방 민족이 사는 곳으로 금방 도망쳐 나온 거친 백성에게 아주 알맞는 것이었다. 각 계명은 자연스러우면서도 명백한 덕행, 정의(正義), 또는 다른 이의 권리 존중을 그 기반으로 하고 있다. 율법은 구원의 길을 가리켜 보이시는 하느님의 말씀이다. 사람은 그 길에 들어서고, 곧바로 나아가고, 그 길을 지키지 않으면 안된다. 하느님은 먼저 당신의 선하심을 보여주는 사건들을 통하여 사람을 당신 가까이 끌어들이신다. 사람이 당신의 뜻을 따름으로써 당신께 다시 사랑받는 몸들이 되기를 기다리신다. 이것이 바로 첫째 계명의 심원한 의미이다. 첫째 계명은 다른 모든 계명의 근본이자 기초다. 이웃과의 관계를 정한 다른 계명들의 깊은 의미도 바로 이것이다. 이스라엘 사람이면 누구나 하느님의 사랑과 선심의 대상이되며, 따라서 서로 남의 권리를 존중하고 사랑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래서 '계명'은 하느님의 백성이라는 공동체를 만드는 초석이다. 십계명의 처음 세 계명은 하느님께 관계되는 것으로 유일한 하느님 숭배, 공경, 그리고 한주간의 하루를 바칠 것을 명한다. 나중의 일곱 계명은 다른 사람의 권리에 관계되는 것으로 자녀를 낳아 준 부모가 자녀들에게서 공경을 받아야 할 권리, 각자의 재산 소유권과 아내에 대한 권리, 각자의 명예를 존중할 권리 등을 밝힌다. 이 계명들은 아주 자연스럽고도 근본적인데, 이것은 하느님께서 그만큼 사람들의 윤리생활에 관심을 가지신다는 뛰어난 표지가 된다. 그리스도 강생 이전의 세계에서는 가장 고귀한 윤리법전으로 알려진, 단순한 정의의 실천을 기초로 하는 이 계명들은 수세기를 두고서 사람들을 이끌어 왔다. 십계명(출애 20,1-17)의 내용을 살펴보면 자세히 이유까지 밝히고 있다. 1. 너희 하느님은 나 야훼다. 바로 내가 너희를 에집트 땅 종살이 하던 집에서 이끌어낸 하느님이다. 너희는 내앞에서 다른 신을 모시지 못한다. 너희는 위로 하늘에 있는 것이나 아래로 땅 위에 있는 것이나, 땅 아래 물속에 있는 어떤 것이든지 그 모양을 뽄따 새긴 우상을 섬기지 못한다. 그 앞에 절하며 섬기지 못한다. 나 야훼 너희의 하느님은 질투하는 신이다. 나를 싫어하는 자에게는 아비의 죄를 그 후손 삼대에까지 갚는다. 그러나 나를 사랑하여 나의 명령을 지키는 사람에게는 그 후손 수천대에 이르기까지 한결같은 사랑을 베푼다. (제1계 : 한분이신 하느님을 하느님을 흠숭하라) 2. 너희는 너희 하느님의 이름 야훼를 함부로 부르지 못한다. 야훼는 자기의 이름을 함부로 부르는 자를 죄 없다고 하지 않는다. (제2계 : 하느님의 이름을 함부로 부르지 말라) 3. 안식일을 기억하여 거룩하게 지켜라. 엿새 동안 힘써 네 모든 생업에 종사하고 이렛날은 너희 하느님 야훼 앞에서 쉬어라. 그 날 너희는 어떤 생업에도 종사하지 못한다. 너희와 너희 아들 딸, 남종 여종뿐 아니라 가축이나 집 안에 머무는 식객이라도 일을 하지 못한다. 야훼께서 엿새 동안 하늘과 땅과 바다와 그 안에 있는 모든 것을 만드시고, 이레째 되는 날 쉬셨기 때문이다. 그래서 야훼께서 안식일을 축복하시고 거룩한 날로 삼으신 것이다. (제3계 : 주일을 거룩히 지내라) 4. 너희는 부모를 공경하여라. 그래야 너희는 너희 하느님 야훼께서 주신 땅에서 오래 살 것이다. (제4계 : 부모에게 효도하라) 5. 살인하지 못한다. (제5계 : 사람을 죽이지 말라) 6. 간음하지 못한다. (제6계 : 간음하지 말라) 7. 도둑질하지 못한다. (제7계 : 도둑질하지 말라) 8. 이웃에게 불리한 거짓 증언을 못한다. (제8계 : 거짓 증언을 하지 말라) 9. 10. 네 이웃의 집을 탐내지 못한다. 네 이웃의 아내나 남종이나 여종이나 소나 나귀 할 것 없이 네 이웃의 소유는 무엇이든지 탐내지 못한다. (제9계 : 남의 아내를 탐내지 말라) (제10계 : 남의 재물을 탐내지 말라) 고대 근동을 배경으로 볼 때에 십계명이 전혀 새로운 법조문은 아니다. 새로운 점은 법령의 동기(動機), 즉 구세사와의 연관성에 있다. 당시의 관습에 의하면 계약은 반드시 조인을 했는데 이것은 계약 위반을 막는데도 뜻이 있었고, 정한 기일마다 그 계약을 상기하자는데도 뜻이 있었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자녀들에게 처음으로 십계명을 풀이해 줄 때에는 반드시 해방의 역사를 배경으로 하여 설명하지 않으면 안되었다. 그렇게 볼 대에 계명들은 하느님이 내리시는 강요(强要)가 아니었다. 조약문에서 빠뜨릴 수 없는 것이 계약을 이행하는 자에게 축복을, 위배하는 자에게 저주를 비는 문구이다. 시나이산의 계약문에는 축복이 대종을 이루고 있다(출애 23,20-33).당시는 사람의 의욕이 붇돋구어져 있었고 열성이 고조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대가 가면서 시나이산의 계약을 거론하는 문헌들에 저주의 문구들이 노골적으로 나타나고(신명 27-28장 ; 레위26장) 이스라엘이 계약에 불충하던 시대를 여러 가지로 반영하고 있다. 금송아지(출애 32) 모세가 십계명을 받으러 40일간 시나이산으로 가 있는 사이에 이스라엘 백성은 야훼의 모습을 새긴다고 생각하여 송아지상을 만들었다. 그러나 하느님은 십계명의 첫째 계명에서 일체의 우상숭배는 물론, (그림이든 조상이든} 눈으로 볼 수 있는 화상을 일체 금하셨다. 그 백성의 유치한 정신 수준으로 미루어 그 화상을 우상으로 섬길 것이 틀림없었기 때문이었다. 이 사건은 이스라엘의 역사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사건 들 중의 하나이다. 이스라엘은 금방 체결한 조약을, 그것도 가장 중요한 조항을 깨뜨렸던 것이다. 하느님은 이 중죄(重罪)를 보시고 히브리인들을 모조리 쓸어버리시려고 하실 만큼 진노하셨다. 모세를 꾸짖으시고 이스라엘을 '나의' 백성이라고 부르지 않으시고 '너의' 백성이라고 일컬으신다. 그러나 모세는 하느님께 고집하여'당신의 백성'이라고 말씀드린다. 모세는 이스라엘을 전멸시키지 마시라고 애원한다. 하느님이 잊기라도 하신 듯이 이스라엘을 돌봐오신 까닭을 하느님께 상기시켜드린다. 성서에서도 극히 아름다운 이 장(章)은 하느님을 살아 계시고 죄악을 미워하시는 매우 구체적인 분으로 묘사하고 있다. 또 모세처럼 동포들의 선익을 위해 하느님께 몸바친 사람들의 전구(傳求)가 얼마나 효력이 큰지 깨닫게 한다. 2. 사제로서 '야훼의 백성' 형성 에집트를 탈출할 때 모세를 따라 나온 사람들 중에는 잡다한 부류의 사람이 많았다. 그들에게는 정체의식이라든지 공동생활을 하려는 염원이 결여되어 있었고 백성을 이룰수 있는 공통된 역사도 없었다. 즉 역사적 공동체가 아니었다. 그러나 이 혼합집단은 시나이 반도의 광야에서 '야훼의 백성'으로 형성되기 시작했다. 에집트를 탈출한 백성에게 하느님께서는 "너희야말로 사제의 직책을 맡은 내 나라, 거룩한 내 백성이 되리라"(출애 19,6)라고 말씀하셨다. 이는 이스라엘이 하나의 나라로서 사제의 직책을 맡게 된다는 것을 뜻한다. 사제는 타인을 위한 존재이다. 따라서 이스라엘의 역할도 자신을 위한 것이 아니라 다른 백성, 즉 다른 나라들을 위한 것이다. 이스라엘은 중재자로서 봉사하는 것이다. 이스라엘은 자신의 가르침(토라)을 통해서 하느님을 모든 인류에게 데려다 주며, 만백성을 위해서 하느님을 섬기기 때문에 이스라엘은 자신의 희생으로 모든 인류를 하느님께로 데려다 준다. 그러므로 이스라엘은 다른 민족들을 위해서 거룩한 나라가 되는 것이다. 이스라엘은 하느님 사랑의 표시이다. 이렇게 해서 하느님께서는 아브라함에게 하셨던 약속, 즉 이 백성이 모든 민족들에게 축복이 될 것이라는 약속을 새롭게 하신다. 3. 출애굽과 그리스도의 빠스카 과월, 출애굽, 계약이라는 은유(隱喩)들은 사도들이 그리스도 사건의 신비를 설명하는데 가장 빈번하게 사용하는 것들이다. 마태오, 마르코, 루가복음을 보면 최후의 만찬은 과월 예식으로 묘사되고 있다. 예수를 우리를 위하여 죽임을 당하고 그 피로 우리를 죄의 종살이와 영원한 죽음에서 해방시키는 '하느님의 어린 양'(요한 1,36)과 동일시 하고 있다. 우리는 예속에서 그분의 나라라는 약속의 땅으로 건너간다. 우리와 맺으신 그분의 계약은 미사때마다 시나이산에서 모세가 한 것과 같은 말로 새롭게 갱신된다.(출애 24,8을 마태 26, 27-28: 마르 14,24: 루가 22,20: 1고린 11,25과 비교하여보라) 모세는 피를 가져다가 백성에게 뿌려주며 "이것은 야훼께서 너희와 계약을 맺으시는 피다. 그리고 이 모든 말씀은 계약의 조문이다" 하고 선언하였다. (출애 24,8) 또 잔을 들어 감사의 기도를 올리시고 그들에게 돌리시며 "너희는 모두 이 잔을 받아 마셔라. 이것은 나의 피다. 죄를 용서해 주려고 많은 사람을 위하여 내가 흘리는 계약의 피다. (마태 26,27-28) 예수의 죽음-부활-승천은 하나의 과월이요, 해방이요, 죽음에서 생명으로 넘어감이다. 신약성서에서 발견되는 은유들은 모두가 구약성서에서 발견되는 것들이다. 출애굽에 나오는 은유들을 소화시킴으로써,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의 완전한 신비를 깊이 있게 묵상하고 이해하는데 더 충실을 기할 수 있을 것이다. 4.레위기 (Leviticus) 레위인(Levi)들, 곧 야곱의 열 두 아들들 중의 한사람 레위의 후예들이 엮은 책이다. 레위지파는 대사제 아론(Aaron)과 그의 후계자들의 지도하에 사제직을 행사하였다. 이 성서에는 성의식(聖儀式), 그 중에서도 각종 제사(祭祀)와 축일(祝日)에 관한 법령들과 규정들이 실려 있다. 이스라엘의 일상 관습을 규정한 법령들도 많이 실려 있다. 하느님은 히브리인들의 사고 방식과 정신수준에 맞추셔서, 그들이 고유예배 행위와 의식으로 당신께 찬미를 올리게 하셨다. 레위기에 수록된 중요한 법령중에는 "네 이웃을 네 몸처럼 아껴라"(19,18)는 율법도 있다. 당대에는 히브리인들이 동포들에게만 해당시키던 이 율법을 예수님은 모든 인간들에게 해당시켜야 한다고 가르치셨다. 이 율법은 곧 예수님의 계명(誡命)이 된다. 신명 6,5('마음을 다 기울이고 정성을 다 바치고 힘을 다 쏟아 너희 하느님 야훼를 사랑하여라")에 명기된 하느님 사랑의 계명에 버금가는 계명으로 선포하셨다. 이 두 계명은 다른 모든 계명의 기본이 된다. 히브리 의식(儀式)과 이 성서에 나오는 모든 제사의 가장 큰 가치는 예수 그리스도 친히 올리실 제사의 예형(豫型)이라는 점을 들 수 있겠다. 최고의 사랑과 만인을 위하여 아버지께 바치신 최고의 순종의 행위인 그 제사의 예형이 된다는 점이다. 하느님은 예수께서 올리실 그 위대한 제사를 내다보시고서 짐승들을 죽여 바치는 제사들을 거두어 주셨던 것이다. 히브리서는 구약의 모든 제사들이 전적으로 미비했음을 설명하면서 신약의 '단 한 번의 제사'와 '유일한 사제직'으로 비약한다. 5. 민수기(民數記, Numbers) 모세 오경의 넷째 권의 이름은 처음 네 장에 히브리인 호구조사가 실려 있어서 민수기(民數記)라고 한다. 이 호구조사는 지파와 가문별로 실시 되었는데, 무기를 잡을 수 있는 스무살 이상의 장정들만 대상으로 하였다. 이스라엘이 유사시에 동원할 병력이 얼마나 되는지 알아내는 데 목적이 있었다. 호구조사를 마치고 해방절을 지낸 뒤 이스라엘은 북쪽으로 떠났다. 광야의 생활은 그다지 편리하지도 안전하지도 못했고, 하느님이 백성 가운데 현존 하셨지만 완전한 보장이 못되시는 것 같았다. 불평불만이 끊임 없었고, 이스라엘을 영도하고 있던 모세에게 반란의 기미까지 보였다. 그 때마다 앞장서서 시비를 건 자들이 본으로 벌을 받았고, 모세가 그 배은 망덕한 백성을 대신하여 하느님의 진노를 풀어드리려고 애쓰며 전구하는 일이 반복되었다. 광야의 생활은 하느님께대한 이스라엘의 신앙을 성숙시켰다. 거친 광야생활은 자유의 고귀함을 절실히 느끼게 하였고 또 백성에게는 일종의 시련이 되었다. 이스라엘은 과거를 돌이켜 볼 것이 아니라 장래를 내다보고 희망을 걸어야 했다. 야훼를 믿는다 함은 앞을 내다본다는 뜻이다. 하느님이 약속하신 땅에 도달하리라는 희망을 갖고서 광야의 모험, 온갖 불확실을 무릎쓰고 나아간다는 뜻이다. 신앙은 야훼의 말씀에 모든 것을 거는 모험이자 희망이다. 하느님은 광야에서 온갖 시련과 그들의 불성실을 통해서 이 백성을 가르치시어 성숙한 종교적 자세 곧 신앙을 갖추어 주셨다. 이스라엘은 언제까지나 하느님의 선민이다. 하느님의 선택은 결코 취소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에집트에서 성년(成年)이되어 나온 세대는 약속의 땅에 들어가지 못할 것이다. 에집트를 못내 그리워하는 세대가(민수 14장) 다 죽어 없어질 때까지 무려 40년간을 이스라엘은 광야를 헤매야했다. 그러나 40 이라는 숫자는 히브리인들에게는 상징적 가치가 있었음을 유의해야 한다. 40 년이란 성년의 한 세대를 가리킨다. 광야에서 자라난 새 세대는 하느님의 도우심을 보다 깊이 자각하고 하느님이 주실 땅에 애착을 가질 것이다. 히브리인들이 40 년을 보낸 카데스(Kadesh)는 팔레스티나 약간 남쪽에 있다. 카데스의 시기에 일어난 사건들에 대해서도 그다지 알려져 있지 않다. 이스라엘이 카데스에 당도하자마자 모세의 누이 미리암(Miriam)이 죽었고(20,1), 에집트를 나온지 40 년이 되던 해에 아론이 세상을 떠났다(33,38). 그리고 모세도 그 시대에 하느님을 불신하는 언행을 보였다가 하느님의 분노를 샀다. 그 과실 때문에 모세는 약 속의 땅을 멀리서 바라보며 느보(Nebo)산에서 죽어야 했다. 에집트를 나온 세대 중에서 여호수아(joshua)와 갈렙(Caleb)만이 팔레스티나 땅에 들어 가게 된다. 여호수아는 모세의 후계자가 되어 히브리 백성의 지도자로서 약 속의 땅을 점령한다. 그 시기에 모세가 세운 갖가지 법령과 규정 사이사이에 여러 가지 사건들이 수록되어 있다. 그 사건들 중에서도 특히 중요한 사건이 둘 있다. 구리뱀의 이야기와 발람의 일화가 그것이다. 구리뱀 이야기(21,4-9)는 모세가 만들어 높이 매달은 구리뱀을 보고서 백성들이 기적적으로 목숨을 건졌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구리뱀을 쳐다보면 독사에게 물렸어도 죽지 않았다. 구리뱀은 십자기에 높이 매달리신 구세주의 형상을 예고한 것으로 풀이 되었다. 그분은 신앙으로 당신께의탁하는 사람들을 지옥의 뱀의 독에서 살려 주셨다. 발람의 이야기(22,2-24,25)에서는 발람의 당나귀가 말을 했다는 사실이 흥미를 끈다. 모압의 임금 발락(Balak)은 이스라엘인들의 침략을 피할 길이 없다고 판단되자 발람이라는 점장이 또는 마술사를 불러 히브리인들을 저주해 달라고 당부했다. 발람의 저주를 빌어 히브리인들을 쳐 부수려 했던 것이다. 발람은 천사의 발현을 본다. 천사는 발람더러 이스라엘인들을 축복하고 이스라엘인들에게 영예로운 사건이 생길 것을 예언하라고 일렀다. 발람의 넷째 예언 중에 야곱의 후예가 한사람 일어나 모든 속국에 자기의 왕권(王權)을 행사하리라는 구절이 나온다(24,17-19). 역사상의 실제로 본다면 다윗을 두고 한 말일지 모른다. 뜻을 넓혀 본다면 그리스도를 가리킨다. 모든 믿는 이들이 그분의 백성을 이룰 것이며, 모든 원수들을 멸절시킬 것이다. 히브리전승에서나 그리스도교 전승에서나 이 구절은 메시아를 예고하는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6. 신명기(申命記, Deuternomy) 모세 오경의 마지막 성서는 신명기이다. '둘째법'(deuteros nomos) 이라는 뜻이다. 실상 이 성서는 하나의 법전이라기보다는 이스라엘이 자기네 하느님과 맺은 계약을 세세하게 재현시키는, 일종의 '설교돤 율법(폰 라트)이라고 하겠다. 율법과 에집트 탈출 이야기를 요약하고 계명의 준수를 강조한다. 신명기의 전체 구성은 보다 자유로운 계약조문 형식을 따르고 있다. 신명기의 입법취지를 알려면 19-25장을 읽으면 된다. 신명기는 제도의 개혁에 목표를 두지 않고, 공동의 사고방식을 조성하고 법에 순종하도록 여론을 일으킴으로써, 개개인의 내면생활을 전환시키는데 목적을 둔다. 따라서 청중은 과거의 제도로 돌아가고자 꿈꿀 것이 아니라 현재의 사회여건과 생활 속에서 올바른 야훼 가르침을 실천해야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신명기계 개혁의 근본은 계약과 거기서 수반된 임무에 충실하도록 국민을 계몽하는데 있다. 의무에 관한 법전에서 우리는 두가지 종교관을 볼 수 있다. 하나는 군사적 종교이고, 하나는 도덕적 종교이다. 야훼교는 애초부터 도덕적 종교였다. 십계명과 시나이 계약이 결부된 것은 오래된 일이다. 신명기는 '적극적 도덕'을 주장한다. 적극적으로 나서서 하느님을 경외함, 사랑의 계명, 예배와 신앙으로 하느님을 섬김, 계명들의 준수, 글자대로가 아니라 마음으로 행하는 계명준수를 내세운 것이다. 신명기는 도덕적 종교에다 이스라엘의 첫세대들이 경험한 군사적 종교(모압 평원의 계약)를 결부시킨다. 성전(聖戰)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신앙이 필요하였다. 야훼께서 당신의 권능을 갖고 역사의 사건 속에서 일하신다는 신념이 필요하였다. 이런 신앙으로 이스라엘은 주저없이 자기 목숨을 내걸어야 하는 것이었다. 이리하여 시나이산과 모압평원은 이스라엘이 자유를 찾아 나아가는 행로의 두 축이 된다. 약 속의 땅, 특히 유다, 예루살렘, 그리고 성전은 이스라엘의 추구와 긴장을 식혀주는 집힙점이 된다. 경신례의 예루살렘집중은 법전 서두(12장)에서부터 극구 강조된다. 히브리인은 멀리 계시고 냉담한 하느님이 아니라 지극히 가까이 계시는 하느님을 만나 뵙고 '사랑'하게 된것이다.(신명 4,7) 당신에게 총애받는 이 피조물을 위하시는 정열적인 하느님을 만나 뵈오려면 하나의 결단을 내려야만 한다. 그리고 그 결단은 번번이 이스라엘에게 참으로 살을 찢는 아픔을 수반할 것이다. (신명 30,15-20). 그러나 신앙으로 이 모험에 나선다면 하느님과의 계약도 자발적인 것이 되고 인간 본성에 절로 어울리는 것이 된다. 내가 오늘 너희에게 내리는 이 법은 너희로서 엄두도 내지 못할 일이거나 미치지 못할 일은 아니다. 그것은 하늘에 있는 것이 아니다. "누가 하늘에 올라가서 그 법을 내려다 주지 않으려나? 그러면 우리가 듣고 그대로 할 터인데"하고 말하지 말라… 그것은 너희와 아주 가까운 곳에 있다. 너희의 입에 있고 너희 마음에 있어서 하려고만 하면 언제든지 할 수 있는 것이다(신명 30,11-14). 신명기는 이스라엘이 약 속의 땅에 들어가기 직전 요르단강 동편에 머무는 동안 모세가 행한 설교들을 수록하고 있다. 모세는 첫째 설교에서 광야의 생활 중에 일어났던 역사적 사건들을 상기시키고 있다(1,6-4,40). 둘째 설교(4,41-26,19) 는 매우 긴 글이다. 모세는 십계명에서 시작하여 이스라엘이 장차 약 속의 땅에서 지켜야 할 율법에 이르기 까지 무수한 율법과 규정들을 백성에게 다시 반복한다. 그리고 주님의 율법을 지키거나 어기는 사람에게 내릴 축복과 저주가 나온다. 여호수아가 후계자로 임명되고, 모세의 마지막 노래와 고별의 말이 실린다. 그리고 나서 "야훼와 얼굴을 마주보면서 사귀던" 위대한 영도자가 죽으면서 모세 오경의 마지막 책이 닫힌다. 짐작컨데 이 책에는 이스라엘이 또 한 번의 위기에 직면했다가 구출 받은 뒤에 모압 지방에서 계약을 갱신한 문서가 수록된 것 같다. 그 위기란 헤스본 왕 시혼(Sihon)과 바산 왕 옥(Og)과의 전쟁을 가리키는 것으로 (민수 21장)이 전쟁에 승리를 거둔 일이 신명 2-3장에 언급되어 있다. 적어도 신명 29-30장은 계약의 모든 요건을 다 갖추고 있는데 특히 28,69은 모압 땅에서 계약을 맺은 사건이 분명하게 언급되고 있다. 모압 땅에서의 계약은 시나이산(호렙산)의 계약과 엄연히 다른 계약이었다. 신명기가 최종 편집된 것은 기원전 7세기와 6세기로 추정된다. 신명기에 나오는 모세의 설교들은 단지 백성을 가르치는데만 목적이 있지 않고 계약을 충실히 지킬 것을 다짐하는데도 있었다. 그러했기 때문에 아버지가 타이르는 듯한 어조로 율법이 제시되고 있으며, 따뜻한 격려가 곳곳에 나타나고, 약속과 위협이 번갈아 제시된다. 또 사실을 묘사하는 대목에도 '우리' 또는 '너희'라는 일인칭, 이인칭을 쓰고 있다. 모세는 자기 눈앞에 있는 사람들, 장차 올 세대에게 그 사건을 전해 줄 선구자들을 상대로 설교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모세는 무엇보다도 하느님이 히브리인들을 대하셨고 앞으로도 대하실 '각별한 사랑'을 강조한다. 그 사랑에 보답하자면 율법과 하느님 예배를 충실하게 준행함에서 그치지 말고 "마음을 다 기울이고 정성을 다 바치고 힘을 다 쏟아"(신명 6,5) 하느님을 사랑하지 않으면 안된다. 이스라엘이 하느님의 그 사랑을 잊지 않고 그 사랑에 보답한다면, 율법을 충실히 준수하는 일은 다짐되리라는 것이 모세의 생각이었다. 모세는 자기가 했듯이 백성에게 계약을 상기시키고 백성의 본분을 일깨워 줄 인물들이 끊임없이 나타나리라고 언약한다(18장). 그래야만 이 백성이 계약에 불충하여 하느님의 분노와 벌을 사고서도 뻔뻔스럽게 핑계를 대는 일이 없을 것이다. (4) 정리 "마음을 다 기울이고 정성을 다 바치고 힘을 다 쏟아 너희 하느님 야훼를 사랑하여라" (신명 6,5) "네 이웃을 네 몸처럼 아껴라"(레위19,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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